소녀 감성 충만, 다양한 얼굴이 매력적인 배우
"첫 연기만으로 행복…촬영할 때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레"
"사랑하는 사람 배고프게 하기 싫다고 연극 그만둔 아버지가 연기 권하셨죠"
"'마스터' 킬러 역은 단면, 이제 겨우 조금 보여드린 걸요"
멀리서 걸어올 때 언뜻 눈매가 매서웠다. 영화 '마스터'에서 진회장의 심복 중 킬러인 스냅백을 맡았으니 그런 듯했다. 그런데 밝게 웃을 때는 또 아이 같이 귀엽다. 약간 저음의 목소리의 이 배우는 소녀 감성까지 충만하다. 다양한 얼굴이 묻어난다. '마스터'에서 눈길을 끈 신인배우 우도환(24)이다.
우도환은 "감독님이 내 눈에 선과 악이 있어 좋아하셨다"며 "웃을 때는 해맑은데 무표정일 때는 킬러 같은 눈이 있어서 캐스팅했다고 하시더라"고 즐거워했다.
희대의 금융 사기범 진회장(이병헌)과 그를 잡기 위해 나서는 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두 사람 사이에서 제 살길을 찾아 줄타기하는 컴퓨터 전문가 박장군(김우빈)의 추격전을 담은 '마스터'에서 우도환은 두 차례 오디션을 봤다. 이름이 명시된 역할을 맡은 건 '마스터'가 처음이다. 60번 정도 오디션을 본 뒤 스냅백을 따냈다는 그는 "사실 수사팀원 중 하나인 줄 알았는데 진회장 측 캐릭터를 맡게 됐다"며 "오디션을 끝낸 뒤 두 달 정도 시간이 있어 액션 스쿨을 다녔고 근육을 단련하는 등 킬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진회장 측 김엄마 역의 진경과 붙는 신은 도움을 많이 받아 좋았단다. "사실 말을 안 하고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니 내가 가진 걸 어떻게,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에게 내 행동으로만 이해를 시켜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었죠. 진경 선배와의 관계에서 뭔가가 보여야 했으니까요. 사실 진경 선배님이 분위기도 다 잡아주시고 목소리 톤도 맞춰주셨어요. 제 대사가 필요 없을 정도였죠."
반대로 생각하면 진경 때문에 그의 대사가 없어진 건 아닐까. 우도환은 "오히려 전 감사할 뿐인 걸요. 선배가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면 더 연기 못하는 것처럼 나오지 않았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긍정적이다. "맞아요. 전 긍정적인 사람이랍니다(웃음). 현상에서 다들 정말 절 많이 챙겨주셨어요. 완전 최고 막내인 저까지 챙겨줘서 감동해서 울 뻔했다니까요. 매일매일 일기를 쓰는데 다 그런 게 다 적혀 있어요." 소녀 감성 충만이라고 하니 활짝 웃으며 "그런 소리도 들으니 좋은 것 같은데요?"라고 또 무한 긍정의 청년이 됐다.
학창시절 평범했던 소년은 과거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아버지의 권유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대학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 아버지의 말에 응하니 아버지는 당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꾸는 아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7년 연애하시다가 결혼하셨어요. 아버지가 당신 배고픈 건 괜찮은데 '사랑하는 사람이 배고픈 걸 볼 수 없어서 연기를 그만두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연기하는 걸 계속 보셨는데 그 아쉬운 마음을 아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연기하는 걸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세요. 부모님의 그런 마음을 아니 저도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요. 항상 연기할 때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요."
"이제 겨우 제 모습의 일부분을 보여드렸어요. 더 보여드릴 게 많죠. 그런데 '내게 이런 모습도 있다'고는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