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위협하는 최근의 재앙은 인재가 많았다. 세계 역사상 최악의 해양 석유 유출 실화 사건인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폭발 사고도 인재였다.
무리한 작업량으로 인해 이미 배가 위험한 상태인데 시추 사업을 하는 회사는 일정과 비용을 이유로 안전검사를 생략했다. 시추선 총책임자 지미(커트 러셀)와 엔지니어 팀장 마이크(마크 월버그)는 시추를 반대하지만, 본사 관리자 돈(존 말코비치)은 이들의 항의를 묵살하고 작업을 강행해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은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앞바다 멕시코만 석유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 호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그날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려울 수도 있는 시추 작업은 마이크의 딸이 학교 과제를 써내려가는 것으로 쉽게 다가가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다. 그러곤 인간의 욕심 탓 발생하는 사고, 피해를 최소화 하는 그 과정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동료애, 인류애도 강조한다.
외형부터 내부까지 당시와 거의 비슷하게 재현한 시추선 세트에서 일어나는 재난 상황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공포스럽다.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승조원들을 괴롭게 만드는 상황은 관객도 아찔하게 한다. 선실 내 고통스러워하는 이들의 움직임에 숨이 막힌다.
시추선이 기우는 장면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세월호의 희생을 입에 담기는 조심스럽지만 우리나라의 최악의 인재 중 하나이기에 눈물이 나는 이도 있을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은 언제나 희생을 부른다. 특히 극 중 돈은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더 분노를 유발한다. '부산행'의 김의성, '판도라'의 이경영과는 결이 다르다.
영화는 더 큰 재난을 막기 위해 애쓰는 승조원들이 관객에게 감동을 전하기도 한다. 시추선 근무자들의 소명 의식과 동료애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세월호에서도 구명조끼를 내어주고 도움의 손길을 전한 이들의 희생이 있었다.
'딥워터 호라이즌'의 결말은 미국 시스템의 부러움으로 귀결된다. 일사불란하게 시스템이 작동했다. 비록 희생자는 있었지만 더 많은 희생으로 이어
하지만 누군가의 욕심 탓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를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는 점은 안타깝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점은 마찬가지이기에 몰입하고 분노할 부분이다.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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