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전성기를 대표한 장수 그룹 원더걸스가 데뷔 10년 만에 해체한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에 따르면 원더걸스는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쳐 팀 해체를 결정했다. 예은과 선미가 JYP를 떠나기로 결정했으며 유빈과 혜림은 재계약을 체결하고 현 소속사에 잔류한다.
원더걸스의 해체설은 지난해 말부터 조심스럽게 불거져왔다. 전속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회사와 멤버들간 논의를 진행했지만 일부 멤버들이 타 기획사행을 타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끈끈하던 사이에 '균열' 조짐이 보였다. 청담동 소재 JYP 사옥에 크게 걸려있던 원더걸스 대형 걸개 사진이 연말께 사라진 것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원더걸스의 지난 10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이었다. '텔미' '소 핫' '노바디'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가요계를 호령, 국민 걸그룹 타이틀을 얻으며 시대를 풍미한 이들이지만 시련도 있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진출한 미국에선 K팝에 대한 높은 장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 대표 걸그룹으로 야심찬 발을 내딛었으나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데 만족해야 했던 미국 활동 사이, 국내 가요계 역시 아이돌 세대 교체 바람이 불었고 그 속에서 공전의 인기를 얻는 덴 어려움을 겪었다.
멤버 구성 면에서도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데뷔 활동만을 함께 하고 팀을 떠난 현아를 비롯해, 선미가 연이어 탈퇴하고 혜림이 영입됐다가 다시 소희가 탈퇴했다. 선예가 결혼과 출산으로 팀을 떠났으나 이후 극적으로 선미가 복귀하는 등 전례 없는 멤버 교체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쉽지 않은 여정에도 불구, 멤버들은 해체 없이 묵묵히 원더걸스를 지켜왔다. 개개인의 역량을 꾸준히 계발하며 솔로 활동도 이어온 결과, 원더걸스는 걸그룹으로서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트 아티스트형'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 10년차에 내놓은 '와이 소 론리'의 빅히트로 전성기 당시의 인기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원더걸스로서는 여기까지였다. 원더걸스를 유지해달라는 팬들의 염원에도 불구, 멤버들은 가수이자 엔터테이너로서의 인생 2막을 열기에 앞서 각자의 길을 택했고 JYP 역시 뜻을 존중하며 원더걸스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데 합의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팬들 역시 대체로 이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원더걸스는 '박수칠 때 떠나는' 유례 없는 걸그룹이 됐다.
해체 소식을 알린 직후, 예은은 자신의 SNS에 "벌써 우리가 함께한지도 10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많고 많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저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 안겨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예은은 "10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저희 편이 되어 주고, 믿어주고 기다려주신 팬들에게 가슴 아픈 소식 들려드리게 돼서 마음이 무겁다. 미안하고 고맙다"며 “항상 언제나 감사하고 또 감사하면서 우리들의 모든 순간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로가 그리워질 때 보고 싶을 때 우리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들으며 치유가 되길 바란다"며 "언제 어디서나 힘
'원더걸스표' 음악은 오는 2월 10일 내놓는 디지털 싱글이 될 전망. 이들은 데뷔 10주년 날짜인 2017년 2월 10일 마지막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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