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글라이더' 기러기 아빠 재훈 役
"또 1000만 영화 나올 것이라는 생각 1%도 없죠"
"2~3개월 충천하는 시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영화 관계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또 하나의 1000만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은 1%도 안 했어요. 이 영화가 평이 좋고 관객이 안 들지 모르지만, 이 시나리오가 또 온다면 당연히 또 선택할 거예요."
배우 이병헌은 감성드라마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로 돌아온 걸 행복해했다. "액션과 블록버스터에 자주 나오긴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이런 감성 영화를 선호하고 예전에 많이 연기했다"는 그는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선 굵은 액션을 보는 걸 재미있어 할 수 있지만,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작은 감정들을 따라가고 그런 것을 표현하는 게 재미있었다"고 만족해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가장 재훈(이병헌)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아내 수진(공효진) 등 가족이 있는 호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병헌은 "한 남자의 심리와 미세한 감정을 쫓아가는 게, '달콤한 인생'과도 비슷할 수 있지만 영화의 장르와 재미가 다를 수 있다"며 "누구에게나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나는 이 작품이 다른 사람에게 갔으면 무척 아쉬웠을 것 같았다"고 강조했다.
오랜만에 마음을 동하게 한 감성드라마를 선택하게 된 그는 극한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좀 더 예민해졌다. 그는 "액션이나 블록버스터, 스펙터클한 게 중요한 영화는 그런 것들이 좌지우지되지만 '싱글라이더'는 미세한 감정이 중요하니 내 감정을 놓치면 큰 걸 놓치는 것이니 좀 더 예민해지고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영화는 관객에게 충격을 안기는 복선과 반전의 지점이 있다. "영화 시나리오를 읽을 때 복선과 반전을 전혀 몰랐다"고 웃은 이병헌은 "감독이 원하는 지점과 내가 연기에서 사소한 감정까지 표현해야 하는 지점이 달라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많았다"며 "그렇게 요구하니 감독님이 내 생각 쪽으로 기울어진 척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말한 방향으로 연기하라고 하더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지만 "정말 열연을 펼치며 관객에게 상황을 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삭제됐다"고 아쉬워해 기자에게 웃음을 줬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관객을 궁금하게 하는 요인이 돼 나름대로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이병헌은 '내부자들'과 '마스터' 등을 통해 '애드리브 왕'이 됐다. "애드리브 욕심은 없다"고 웃은 그는 "웃음은 들어가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감성적이고 잔잔하고 쓸쓸한 영화에도 중간중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싱글라이더'에서도 언뜻 애드리브 상황이 나오기도 한다. 극 중 등장하는 할머니를 보고 놀라는 장면 등이 이병헌 본인의 아이디어다.
'싱글라이더'는 너무 바삐 달리는 우리에게 생각할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 이병헌은 몇 년간 내리 쉬지 않고 '열일'하는 느낌이다.
그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요즘은 조금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작품 욕심 때문에 선택하긴 하지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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