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시행착오와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뮤지컬 ‘쓰릴 미’가 무려 10주년을 맞이했다. 창작 뮤지컬의 또 하나의 자존심으로 우뚝 자리매김 한 셈이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쓰릴 미’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연출가를 비롯한 주연 배우들은 하나 같이 들뜬 표정으로 무대에 섰다.
‘쓰릴 미’는 ‘2인극’의 레전드라고 불릴 만큼 ‘나’와 ‘그’ 두 인물간의 관계와 감정을 밀도 높게, 하지만 독특하고 세련되게 표현한다.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볼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재관람률이 굉장히 높은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작품 속에는 동성애라는 퀴어적 요소를 비롯해서 유괴, 납치,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가 담겨있지만, 다양한 작품 내‧외적인 요소들을 통해 거부감 없이 이야기를 전달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연출을 맡은 박지혜는 “이번 10주년 공연을 준비하면서 기존과 다른 차별점을 고민하던 중 창문을 무대에 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공들의 심경을 대변함과 동시에 외부와의 단절을 표현하기도 하고, 마지막에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객석 전체가 밝아지게 되는데 이런 부분이 작품 속 ‘나’라는 인물의 자유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도했다”면서 “보다 뚜렷한 색깔로 관객들과 만나려니 설레고 기쁘다. 오랜 응원에 대한 보답”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초연 멤버인 최재웅 역시 “한 공연이 10년 동안 쭉 사랑받는 건 축복 받은 일”이라며 “초연만 하고 없어지는 공연이 너무 많은데 이런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는 마음 뿐”이라고 했다.
김무열 또한 “10년 동안 한 공연이 사랑 받는다는 건 정말이지 감사한 일이다. 우리도 같이 축하하고 같이 즐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초연 멤버들이 모인다는 것도 큰 이유가 됐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다른 배우들의 공연을 보니 많이 달라지고 새로워져 있더라. 뒤쳐지지 않으려고 갇혀 있던 것들을 많이 깨려고 노력 중이다. 앞으로도 많은 창작 뮤지컬이 장수하고, 오래 오래 함께
‘쓰릴 미’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2인극이다. 심리 게임을 방불케 하는 '그'와 '나'의 명확한 갈등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성으로 2007년 초연 이후 마니아 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0주년을 맞았다.
오는 5월 28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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