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즌’ 한석규 사진=(주) 쇼박스 |
‘프리즌’에서 한석규가 맡은 익호는 교도소 안팎을 지배하는 독재자다. 죄수임에도 밖에서 완전범죄들을 저지르며 악행을 일삼는다. 한석규는 파격적인 픽션이 주는 재미를 자신의 연기 속에 녹여 스토리 몰입도를 높였다.
“2014년 나현 감독이 (시나리오를 건네며) 제안을 한 적 있는데 영화가 무산됐다. 그리고 나현 감독과 1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자신이 써낸 시나리오 속 익호라는 인물을 저한테 줬다. (시나리오를 받고) ‘왜 나예요?’라고 말했다. 나현 감독이 내게서 익호의 모습을 봤다고 하더라. 배우로서 기분 좋은 말이다. 그래서 영화를 하게 됐다.”
“제가 왕 역을 많이 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끝나고 나서 김영현 작가가 책 ‘군주론’을 선물해줬다. 20대 때 군주론이라는 책을 대충 살펴봤는데 (캐릭터 때문에) 영조에 대해 연구하고, 왕 역을 하고 권력, 인간에 대한 생각을 할 즈음에 군주론을 봤더니 너무 재밌더라. 군주론의 책을 보면서 느꼈던 권력을 작품을 통해서 표현해보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때쯤 나에게 시나리오가 왔다.”
↑ ‘프리즌’ 한석규 사진=(주) 쇼박스 |
그는 ‘프리즌’ 시나리오를 건넨 나현 감독에게 “왜 익호 역을 나에게 줬어요?”라고 되물을 만큼 자신과 맞지 않은 옷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누구든지 마음 속 안에 익호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악역 부담감에 대한 부담감보다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했다. 나현 감독한테 되물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한테 맞지 않은 옷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이번에 익호는 제가 할 수 있었던 악역이었다. 제가 상상하고, 속에 있던 것을 끄집어내서 상상력을 덧입힌 것이다. 모든 인물이 다 저와 다른 것을 한 것은 없다. 김사부 인물도 제 안에 있다.”
한석규는 무엇보다 나현 감독의 상상력을 극찬했다. 죄수가 교도소는 물론 세상까지 통제한다는 상상력이 매력적이었다고 덧대어 설명했다.
“보통 죄수들은 형을 마치고 출소하는 게 목표인데 익호는 그렇지 않다. 익호는 교도소를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 안에서 살고 싶어 한다. 그게(이런 설정들이) 바로 나현 감독의 부러운 작가적인 상상력이다. 그 상상력이 너무 좋다.”
“나현 감독이 생각하는 익호가 나와는 전혀 동떨어진 다른 것을 생각했다면 달라졌을 거다. 그러나 나 감독은 한석규 배우만의 익호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거라면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생각하는 익호가 달랐다면 힘들었을 거다.”
↑ ‘프리즌’ 한석규 사진=(주) 쇼박스 |
나현 감독은 최근 열린 ‘프리즌’ 언론 시사회에서 김동인 작가의 소설 ‘붉은산’ 주인공인 삵에서 영감 받아 주인공 이름은 익호라고 지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석규는 익호라는 인물이 더욱 흥미를 유발시킨다고 말했다.
“삵이라는 인물은 정체불명의 인물이다. 근간도 모르고,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는 주인공이다. 그게 더 공포스럽지 않나. (‘프리즌’ 속) 익호도 교도소 이전 스토리가 없다. 제가 생각했을 때 교도소 공간, (혹은) 그 기간이 익호라는 인물을 만들어 낸 것 같다. 그는 교도소에서 살아남으려고 했고, 그 안에서 (캐릭터가) 완성이 된 것 같다.”
액션 범죄 영화인만큼 화려한 액션 신이 난무했다. 한석규 역시 취사장, 감시탑 등에서 액션을 펼쳤다. 특히 한석규와 김래원이 합을 맞춘 감시탑 액션은 높은 장소에서 몸싸움을 벌여야 했기에 더욱 험난했다.
“(감시탑 액션씬을 찍는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4일에 걸쳐서 찍었다. 낮에 자고, 밤에 찍었다. 첫 날을 전투적으로 했지만 이튿날 되니까 힘들더라. 삭신이 쑤셨다.(웃음) 영화 ‘쉬리’ 속에서도 변전소에서 싸우고, 죽는 장면이 있다. 촬영에 주어진 시간이 이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