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가 데뷔 60주년을 맞아 자신의 이름을 건 특별전 개최하는 소감과 함께 잊지 못할 다수의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안성기는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성자료원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의 페르소나, 안성기展’ 개막식 공동 인터뷰에서 "자꾸 획을 긋는게 싫어 부담없이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나이보다 젊은 역할을 해와서 실제 나이보다 젊게 보는 경우가 많더라"라며 "데뷔 60주년이라고 하니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그는 60년간 참여해온 수많은 작품 중에 스스로 꼽을 수 있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 “한 작품만 골라달라하면 고문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해왔더라. 성인이 된 후의 작품 중에 골라보면 80년도작 ‘바람불어 좋은 날’이다. 사회적으로 그 전까지 굉장히 어렵게 살았다가 새로운 바람이 일어나는 시대였다. 기대를 관통하는 작품”이라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어 "임권택 감독과의 첫 작품 ‘만다라’도 잊을 수 없다. 80년도에 배창호 감독과 함께한 ‘고래사냥’도 기억에 남는다”며 차례로 회상했다.
안성기는 “‘하얀 전쟁’이라는 좋은 원작을 꼭 영화화 하고 싶었다. 베트남전을 뒤집어 생각하는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며 “ ‘투캅스’로 부패한 망가진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많은 좋은 경험들을 해왔다”고 돌아봤다.
이와 함께 “조연으로 참여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도, 따뜻한 영화 ‘라디오스타’도 잊지 못한다. 작은 영화이지만 나와 닮은 영화”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별히 배우와 감독이 함께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으로, 15일 ‘라디오스타’ 상영 후에는 안성기, 박중훈, 이준익 감독이, 22일에는 ‘개그맨’ 상영 후 안성기, 이명세 감독이 함께한다.
안성기가 보여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 뿐 아니라 한국영화의 변천사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얀전쟁’, ‘바람불어 좋은 날’, ‘고래사냥’ 등 그의 주요 작품 27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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