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의 네거티브 공세로 뭇매를 맞고 있는 ’장미대선’을 앞두고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도 한마디쯤은 거둘 수 있는, 쉽지만 어려운 정치 이야기를 ’특별시민’은 풀어나간다. 현 서울시장 변종구(최민식)가 차기 대권을 노리고 최초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치열한 선거전 이야기는 배우 최민식과 곽도원, 심은경 문소리, 라미란 등등이 출연해 촬영 전부터 관심이 높았다. 특히 매번 강렬한 카리스마와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최민식은 이번에 기존과는 조금 다른 카리스마로 ’정치 9단’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이 참담하고 안타깝기에 영화적 재미는 반감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배우들 보는 맛이 쏠쏠하고, 과거를 반성하고 괜찮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권력욕에 중독된 잘못된 리더의 모습이 깨달음을 전하는 영화다.
조기 대선을 예상하지 못한 때 개봉 시기를 확정했던 ’특별시민’은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황금연휴가 맞물려 있기에 얼마나 흥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물론 현실 정치에 이미 부정적인 관객도 꽤 많기에 좀 더 가벼운 영화에 흥미를 느낄 영화도 경쟁작으로 같은 날 개봉한다. 배우 이선균의 사극 도전작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이다. 예리한 추리력을 지닌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어리바리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조선판 과학수사를 통해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는 유쾌한 활약을 담은 영화다.
이선균과 안재홍의 예측 불허 코미디가 강점이다. 셜록과 왓슨(’셜록 홈즈’)이나 김민과 서필(’조선명탐점’)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근엄할 줄 알았던 왕이 모든 사건을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게 차별점이라면 차별점이다.
안재홍의 코믹은 언제나 본 것 같은데 기시감이 들어도 피식피식 웃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그를 보고 웃을 수 있는 건 이선균의 도움이 크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뺨을 때리거나 잔소리를 쏟아내며 무안을 주는 등의 상황적 웃음이 그 몫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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