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심은경은 "이제 일을 즐기려고 한다"며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제공|쇼박스 |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 보단 제 일을 더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너무 오랜 시간 그러질 못했거든요. 이제는 어떤 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캐릭터들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심은경이 오랜 슬럼프 끝에 다시금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다. 어렵게 출연을 결정해 힘겹게 완주한, 영화 ‘특별시민’을 통해서다.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마다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는 그이지만 이번 작품은 유난히도 그랬다. 특히 최민식, 곽도원, 라미란 등 대선배들과의 작업은 그에게 축복이자 부담이었다. 용기 있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혹독한 수업의 대가는 달콤했다. 그는 비로소 오랜 슬럼프와 자기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단다. 심은경은 “예전에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욕심만큼 성에 차지 않으면 슬럼프를 겪곤 했다. 이젠 달라졌다”며 미소 지었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전보다 한층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충무로의 별’로 탄탄대로를 걷던 그는 한 드라마를 통해 난생 처음 혹평을 경험했고, 소녀에서 성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종 진통을 겪기도 했다. ‘써니’, ‘수상한 그녀’ 등 대표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인상 때문에 슬럼프도 경험했다.
그는 “재작년부터 작품 활동을 굉장히 활발하게 해왔고 매번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택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강박 때문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많은 경험을 쌓고 싶은, 좋은 필모가 아닌 성장에 대한 강한 욕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하는데도 막상 연기할 때면 부담감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 역시 처음엔 상당히 걱정이 됐죠. 모든 게 어렵고 경직된 제게 선배님들의 도움은 제게 굉장한 영향을 끼쳤어요. 연기로도, 마인드로도요.”
↑ 심은경은 `특별시민`에서 대선배들과 함께하며 연기란 본래 쉽지 않은 작업임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제공|쇼박스 |
심은경은 극 중 정치에 입문한 열정적인 광고천재 ‘박경’으로 분했다. 우상인 변종구의 캠프에 들어가 활약하지만 점차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며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그는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느껴지는 게 참 많더라. 말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최)민식 선배님이나 (곽)도원 선배님 같은 분들도 연기에 대해 저렇게 치열하게 고민하시고 연구하시고 열정적이신데…연기라는 건 본래가 뭐 하나 풀리기 쉽지 않은 작업이란 걸 새삼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 풀리지 않는 숙제를 내가 지치지 않고 더 잘 하려면 많이 즐겨야겠다고 생각했죠. 자연스럽게, 하나하나씩 쌓아 가야함을 다시금 느끼게 됐고 그러다 보니 어떤 각종 부담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특별시민’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영화는 권력욕에 중독돼 버린 잘못된 리더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우리가 가장 공정한 정치라고 여기는 선거의 불투명성, 각종 불편함의 이면을 담아 유권자가 알아야 할 진실과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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