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꿈과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단상을 그린 '쌈, 마이웨이'가 뚜렷한 강자 없는 월화극 대전에서 시청률 1위 자리를 노린다.
지난 22일 처음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는 학창시절부터 친구였던 고동만(박서준 분) 최애라(김지원) 김주만(안재홍) 백설희(송하윤)이 서른을 앞두고 녹록지 않은 일상과 마주했다.
태권도 국가대표를 꿈꾸던 고동만은 운동을 관둔 후 진드기 박멸기사가 됐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최애라는 백화점 인포데스크 직원으로 일했다. 학교 매점을 다니던 김주만은 홈쇼핑 구매 담당으로, 그의 여자친구인 백설희는 김주만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계약직 상담원으로 살아갔다.
소개팅에서 고동만을 만난 여성을 그의 흰 가운을 보고 의사라고 착각했으나 고동만은 별다른 '스펙'도 없는 스물아홉이었다. 고동만은 유쾌한 대화를 이어갔지만, 결국 여성에게 무시당했다. 최애라는 고시생 남자친구인 김무기(곽동연)가 반찬가게 아주머니와 바람이 난 걸을 알고는 좌절했다.
'쌈, 마이웨이' 첫 회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을 다뤘다. 고등학생 때에는 그럴싸한 꿈을 꿨지만, 시간이 흐른 뒤 겪는 세상은 만만치 않았다. 잘나가는 동창들은 주인공들을 조롱하듯 등장했고, 사랑 또한 쉽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청춘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냥 어른'들의 성장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박서준 김지원 안재홍 백설희를 앞세워 무겁지 않은 연출도 주목받을 만했다.
최애라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신경전을 벌이거나 고동만이 최애라의 전화를 받을 때 자막이 등장하고, 고동만의 태권도 시합에서 최애라 장보람(진지희)가 다투는 장면이 뉴스 단신으로 처리되고, 최애라가 김무기가 바람핀 사실을 알고 그를 뒤쫓는 순간들은 웃음을 안겼다.
발랄한 장면들 외에도 고동만 최애라가 집을 향해 걸으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친구와 연인' 사이의 지점에서 묘한 감정을 흘리는 건 청춘들의 아픔을 짚으면서도 그 속에 또 다른 사랑을 넌지시 암시했다.
영화로도 개봉된 '눈길'을 통해 해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는 등 섬세한 연출을 하는 이나정 PD와 지난해 '백희가 돌아왔다'로 발랄한 감성을 전했던 임상춘 작가의 '쌈, 마이웨이'는 첫 회부터 두 사람의 장점을 작품에 그대로 녹여냈다.
최근에는 전작 '완벽한 아내'나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처럼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배치한 장르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쌈, 마이웨이'는 청춘들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했던 꿈을 향해 내딛는 과정들을 담아내 젊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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