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한선은 스크린 데뷔작 `늑대의 유혹`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스크린 데뷔작인 ‘늑대의 유혹’이 너무 잘 됐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제가 어려운 시간 없이 탄탄대로를 걸어왔다고 생각하시는 데 전혀요. (웃음) 저 역시 현실적인 문제들과 부딪히며 쉽지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죠. 아직도 갈 길이 멀고요. ‘꿈’이라는 게 수시로 바뀌기도 하고 포기했지만 다시 도전하게 되기도 하고, 절망에 빠뜨렸다가 다시금 나를 일으키기도 하는 복잡한 거잖아요. 현재의 꿈이요? 좀 더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좀 더 다양한 작품들로 대중과 만나고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면서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최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음악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감독 안재석)로 컴백한 배우 조한선(35)을 만났다.
영화는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를 시작했던 네 명의 친구들이 성인이 돼서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금 밴드를 결성하는 이야기다. 조한선은 극 중 10년차 무명배우인 백호빈 역을 맡았다. 밴드 내 드러머인 그는 허세가 많고 장난끼도 충만한 캐릭터다.
조한선은 “호빈 정도의 무명 배우는 아니지만 현재 그렇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어떤 목마름과 불안함, 아쉬움 등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장난끼 가득하고 철없고 밝은 모습 또한 실제의 나와 닮아 있다”고 말했다.
“음악 영화라는 장르 자체도 생소한데다 서구의 원작 캐릭터를 한국화 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했던 터라 초반에는 모든 게 어려웠어요. 감독님을 비롯해 동료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받으며 점차 녹아들었죠. 워낙 음악 영화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설렜고, 음악인들과의 작업이 신기하고 흥미로웠어요.”
↑ 음악 버스킹 영화 `마차 타고 고래고래`의 조한선.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꿈’에 대한 이야기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어릴 땐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배우가 돼서는 많은 사랑을 받는, 인기를 끌고 나서는 오래 연기하는 게 꿈이었다”고 했다. 이어 “시시때때로 꿈은 바뀌는 것 같다”면서 “지금은 이번 영화가 잘 됐으면 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어렸을 때 축구선수가 꿈이었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되는 게 목표였어요. 아버지가 워낙 바쁘셔서 어머니가 혼자 경제 활동을 하셨고 어떤 뒷받침을 받는 게 힘든 상황이었어요. 그러다 허리와 무릎이 나빠지면서 결국 운동을 그만두게 됐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죠. 첫 영화가 잘 되면서 인기나 수상에 대한 욕심도 생기곤 했지만 점차 이런 저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그저 연기를 오래하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크고 작은, 많은 기회들을 놓치고 나니 이제는 좀 더 나를 보여주고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는 단편적으로 표현하자면, 500만 관객이 들만한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이로 인해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조한선은 “데뷔작 이후 이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지 못했다는 건 내가 넘어야할 산이자 짊어져야, 꼭 떼어내고 싶은 꼬리표”라고 했다.
“‘늑대의 유혹’ 이후로는 그렇게 잘 된 작품이 없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인기도, 관심도, 많은 부름이 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성과가 미흡하다 보니 그런 것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졌죠. 많은 걸 내려놓고 나니 그 어떤 것보다 연기에 대한 칭찬을 듣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고, 그러려면 보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대표작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물론 감사하고 행운이지만 이것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이번 영화가 제게 그리고 함께 참여한 배우들에게 그 계기가 되길 바라죠.”
‘슈퍼스타 감사용’의 조연출을 맡은 이후 긴 공백을 가진 안재석 감독은 이번 영화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작품을 내놓게 됐다. 뿐만 아니라 조한선과 함께 출연하는 김신의, 김재범, 한지상은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에 처음 도전하며, 곧장 주연을 맡았다.
조한선은 “함께한 많은 이들의 출발이 보다 성공적이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그동안 난 실패도 많이 해보고 슬럼프도 수차례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비로소 이겨나갈 방법을 찾았지만 이들에게는 소중한 첫 걸음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원하게 뻗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영화는 음악을 잘 모르는 저와,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첫발을 내딛은 동료들이 함께해 저마다에게 남다른 의미와, 추억을
‘마차 타고 고래고래’는 조한선을 비롯해 박효주, 뮤지션 ‘몽니’의 김신의, 뮤지컬 스타 한지상이 함께했다. 18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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