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그룹 빅뱅 탑(본명 최승현·30)이 대마초 흡연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박봄(33) 지드래곤(권지용·29)에 이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의 마약 파문이 인 것이 벌써 세 번째다. 마약 관련 불법이 한 소속사 안에서 반복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지난 1일 서울지방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탑은 지난해 10월께 자신의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가수연습생인 여성 A씨(21)과 대마초를 세 차례 흡연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경기 벽제 기동경찰교육훈련센터에서 훈련 중이던 탑의 머리카락 등 체모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했고, 탑과 A씨 모두 대마초 흡연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YG엔터테인먼트는 "탑이 입대 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최근 의경 복무 중 수사 기관에 소환돼 모든 조사를 성실하게 마쳤다"며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깊이 반성 중이다.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탑은 지난 4월 의무경찰로 입대해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실 악대단 소속으로 강남경찰서에서 복무하고 있다. 대마초를 피운 시기는 입대 전이지만, 의무경찰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기간에 경찰이 조사를 받는 불명예는 피하지 못하게 됐다.
탑의 대마초 흡연 적발에 따라 YG엔터테인먼트의 소속 연예인 관리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소속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연예인의 마약 투여가 연달아 나오고 있어서다. 소속사가 연예인들의 사생활에 일일이 간섭하기 힘들다고는 해도, 세 번째 불거진 마약 스캔들에서 YG엔터테인먼트도 상당 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YG엔터테인먼트가 그동안 박봄 지드래곤이 마약과 연루된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수사 결과가 석연치 않다는 일부의 의견을 차치하더라도 YG엔터테인먼트가 제 식구를 감싸는 듯한 대응으로 내부 단속은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박봄이 2010년 10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암페타민을 반입하려다가 세관에 적발돼 입건유예 처분을 받은 데에 "박봄이 어린 시절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을 직접 목격해 정신과 치료를 받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을 복용해왔다"고 해명했다.
이듬해 10월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유예를 받은 지드래곤과 관련해서는 "지드래곤은 5월 공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던 중 클럽 파티에서 모르는 일본인이 건넨 대마초를 담배로 착각해 한 번 흡입하고 버렸다"고 밝혔다.
박봄 지드래곤의 잘못을 무조건 덮고 바깥 울타리를 치는 듯한 YG엔터테인먼트의 해명은 수사 결과와 맞물려 진위와는 상관없이 YG엔테티언먼트 소속 연예인만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봐주기 수사 논란'을 키웠다. 가요 부문을 중심으로 문화 콘텐츠 사업 전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대형 기획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들이 한 데 모여 불을 지피는 발화점이 됐다.
YG엔터테인먼트도 근거 없는 비난을 받는 데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마약 투여횟수나 고의성 등 사건마다 그 사안이 다르고, 박봄 지드래곤이 재판장에 서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법 여부와 달리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자라는 연예인들은 사회적인 영향력을 제외하고는 논할 수 없다. 이들의 활동을 돕고, 지원해야 하는 책임을 진 소속사도 지탄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YG엔터테인먼트는 탑의 대마초 흡연 사건에 최대한 겸손하게 대처하고 입장을 밝혀야 한다. 소속 연예인이 마약 스캔들에 휩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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