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함도 제작보고회 사진=천정환 기자 |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는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 등이 참석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류승완 감독은 “전작 ‘베테랑’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군함도 사진을 보게 됐다. 그게 2015년 전이었다. 그 사진을 볼 때 ‘이게 뭐지? 사람이 사는 데야? 뭐야?’라는 생각을 했다. 섬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 안에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것으로부터 시작이 돼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군함도’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그는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을 당했던 군함도의 숨겨진 역사를 모티브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새롭게 재창조해냈다. 강제 징용이라는 비극적 역사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전쟁의 폐해와 고통을 드라마틱한 스토리, 규모감 있는 볼거리를 ‘군함도’에 담아내 묵직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역사적 비극을 재현하기 위해 류 감독은 실제 군함도를 연상케 하는 실제 3/2 크기로 만들어진 세트장에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실제로 군함도를 다녀오고 나니 어떻게든 그 현장을 실제로 재현해야할 것 같았다. 제가 받은 느낌이 연기자들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다 가짜일 것 같고,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게 한다는 게 못할 짓인 것 같았다. 저희들의 지금 현재, 한국영화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치를 끌어올려서 여러분들에게 자부할만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군함도’에는 역사적 비극 재현뿐만 아니라, 강렬한 삶의 의지로 군함도를 탈출하려고 했던 조선인들의 열망을 통해 진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냈다.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송중기, 김수안 등 여러 배우들은 혼신의 노력을 통해 조선인들의 팔사적인 탈주와 이들의 감춰졌던 희생을 세상 밖으로 드러낸다.
류 감독은 배우들 캐스팅에 대해 “황정민 선배 같은 경우에는 군함도를 떠올릴 때 뮤지컬 배우이기도 한 황정민 배우가 떠올랐다. 경성에서 화려한 무대에서 화려한 생활을 하던 사람이 피치못할 상황에 의해 지옥 같은 공간을 갔을 때의 느낌이 문득 떠올랐다. 아주 자연스럽게 황정민 선배가 악단장으로 나오면 굉장히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안이는 함께 무대에 서고 딸이면서 음악적인 파트너를 해주는 역할을 했어야만 했다. 많은 친구들의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 수안이가 치어리딩을 했다. 춤도 잘 추고 연기도 잘 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소지섭은 평소 팬이었는데 배우의 육중한 느낌을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침 이 영화에서 경성 당시 종로에서 잘 나가던 건달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때 대중들에게 남성성도 있고 믿음직한 사람이 변화가 일어난다고 할 때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날 거라 생각해 출연 제안을 했는데 응해줬다. 평소 걸음도 느리고 느린데 빨리 해달라고 하니까 남 연기 보듯이 하더라. 연출 요구가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 줬다”고 덧붙였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그는 “이정현은 현장이 굉장히 힘들고 무겁고 그런데 항상 와서 배우, 스태프들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본인 컨디션 유지도 힘들었을 텐데 현장의 꽃이었다. 되게 힘들었을 텐데 항상 영화를 믿어주고 우리 모두를 믿어주고 따랐다. 너무 감사하다”라며 “송중기에게 깜짝 놀란 게 있다. 과연 이 배우가 첫 영화로 혼자만 주목 받는 게 아닌 우리 영화를 선택할까 했는데 너무나 흔쾌히 출연에 응해줬다. 송중기가 보기와는 정말 달랐다. 깍쟁이 같고 차갑고 그런 느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좀 촌스러웠다. 우직하다 못해 말 하나 하나가 어느 정도 꾸밀 법도 한데 너무 꾸밈이 없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군함도’ 개봉으로 인한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 영화는 아주 극단적인 민족주의에 의존하거나 어떤 특수한, 감성팔이 이런 거에 의존한 영화가 아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앞서 송중기가 ‘측은지심’을 언급했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가질 수 있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고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괴물로 만들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거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영화 공개 이후에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영화는 오는 7월 개봉 예정.
↑ 사진=천정환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