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루'(감독 조선호)는 배우 김명민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 김명민이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지는 건 또 오랜만이다.
타임 루프라는 뻔한 소재를 조금은 신선하게 소비하길 바랐지만, 한계의 벽에 막힌 듯 이야기를 풀어나간 이유가 작용한 듯하다. 하루는 긴장감과 스릴 등이 느껴져야 하는 장르인데 하루가 계속해서 반복될수록 지루하게 느껴진다.
주인공이 왜 하루 중 딸이 교통사고를 당하기 직전 2시간을 반복하는지 궁금증이 생기긴 하지만 굳이 과학적인 논리를 따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하루'는 그 원인보다, 이들이 한 사건 탓 연결되는 이유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관객의 관심을 돌린다.
그 감춰진 사건이 드러나는 지점에서 다른 주인공인 변요한과 유재명이 눈에 띈다.
한순간에 아내를 잃은 남편의 안타까운 마음은 아내를 살려야 한다는 강박으로 바뀌어 광기를 일으킨다. 변요한이 맡은 캐릭터다. 변요한이 고생은 고생대로 한 것도 스크린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연이 있는 택시기사 강식 역의 유재명 역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응답하라 1988'의 동룡 아버지로 대중의 관심을
유재명은 현재 방송 중인 '비밀의 숲'과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 '화랑' 등 드라마를 통해서는 다양한 얼굴을 보였으나 영화에서의 활약은 미미했다. '하루'는 그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달랜 작품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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