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7일의 왕비'가 이동건 연우진의 날선 대립으로 사극의 무게감을 되찾아 한 장면도 눈 뗄 틈 없게 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2 '7일의 왕비'에서는 진성대군 이역(연우진)이 연산군 이융(이동건)의 연기로 역도로 몰린 뒤 신채경(박민영)을 구하고 백성들을 위해 반정을 준비했다.
'7일의 왕비'는 앞서 이역 이융 신채경의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융은 왕좌에 오른 뒤 이복동생인 이역을 두려워하면서도 신채경을 마음에 품었다. 반면 이역 신채경은 서로 애틋한 사랑을 전했다.
이 작품은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인 7일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가 폐비된 단경왕후 신씨에서 착안했다. 드라마 소재로 자주 다뤄왔던 연산군에 단경왕후 신씨와 관련한 뒷이야기가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재구성됐다.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7일의 왕비'는 방송 초반 세 주인공의 관계를 그렸지만, 이역 신채경은 의상만 사극일 뿐 현대극을 떠올리게 하는 애정 장면을 연출해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두 인물의 관계는 단순히 멜로드라마를 보는 듯해서 사극이 가진 무게감을 살리지 못했다.
이융이 신채경의 주변을 맴돌면서 이역에게 질투를 느끼는 것도 반복됐다. 어머니의 죽음 외에도 신채경을 향한 마음이 폭군에 이융이 폭군에 이르게 했다는 설정은 보는 이들에게 깊이 각인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역이 이융을 몰아내는 중종반정을 타고 전개가 바뀌자 흐름은 바뀌었다. 이역이 왕좌에 오르겠다는 변화가 일어난 뒤에는 그동안 세 사람이 보였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융과 자순대비(도지원)은 그나마 남아있던 모자 관계를 완전히 끊었고, 이융은 이를 계기로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한 인물을 죽였다. 이융은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이다. 형제애에 번번이 발목 잡히던 이역은 이융의 만행에 왕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역 이융과 대신들의 정치적인 움직임이 더해져 긴장감을 높였다.
신채경은 "주상께서 잘못 되도 죽고, 대군이 잘못 되도 죽는다"며 앞날
방송 내내 시청률 부진을 겪던 '7일의 왕비'는 마지막을 향해 나아갈수록 사극 본연의 재미를 전하고 있다. 배우들의 호연이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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