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지섭은 멀티캐스팅 영화 `군함도`를 통해 좋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제공 | CJ엔터테인먼트 |
배우 소지섭은 영화 ’군함도’ 이전에도 류승완 감독 작품 출연을 몇 차례 제의받았으나 거절했다. "일부러 피한 건 아니었으나 드라마 스케줄이나 다른 일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몇 차례 거절했기에 ’군함도’ 제의가 들어올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또다시 제의가 왔고 "이번에도 안 된다고 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출연하겠다"는 답을 건넸다.
"물론 류승완 감독님의 전작을 봤을 때 믿음이 있었죠. 시나리오를 안 받고 결정을 했기에 책을 받고 고민이 되긴 했어요. 단순하게 우리가 해왔던 주제도 아니고, 역사 속에서 벌어지는 것을 또 상업영화에서 시도하는 것이잖아요. 내가 정말 필요한 사람으로 역할을 잘할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필요했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고요."
일제 강점기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출 이야기를 다룬 ’군함도’에서 소지섭은 종로를 주름잡은 건달 최칠성을 연기했다. 그는 "감독님이 칠성 연기를 위해 자료를 보내줬는데 훑어만 봤다"며 "나도 모르게 따라 할 수 있으니 현장에서 원하는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감독님이 정확하게 원하는 스타일이 있어서 촬영하기 수월했다"고 회상했다.
소지섭은 위안부 피해자 말년 역의 이정현과 함께 영화의 또다른 지점을 책임진다. 칠성과 말년은 사랑과 동지애, 인류애 등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말년이 칠성의 바지 앞섶을 움켜쥐는 첫 만남 장면과 칠성이 말년에게 무심한 척 과일을 챙겨주는 장면, 합심해 일제를 향해 총을 쏘는 장면 등등이 인상 깊다.
소지섭은 말년과의 첫 대면에 대해 "내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잡힌 장면"이라고 웃으며 "그 장면을 좋아하는데 이유는 말년의 캐릭터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신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도와줬다. ’편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현씨가 ’어떻게 해요. 민망해요’ 하면서도 ’액션’ 소리가 나면 콱 쥐더라. 다행히 단번에 오케이를 받았다"고 웃었다. 로맨스 분위기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적정선을 지키려고 했다. 끈적한 사랑이라기보다 연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짐작했다.
’군함도’는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관심이 높아졌다. 소지섭은 "’무도’에 나온 지는 나중에 알았다"며 "’무도’의 파급력이 대단한 것 같다. 개봉 즈음에 전 국민이 아는 군함도가 돼 이 사실을 알게 되니 좋긴 한데 그만큼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소지섭은 첫 멀티캐스팅 영화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에는 부담감을 덜 것 같았다. 그런데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더 열심히 해야 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갈 수는 없었는데 많은 분과 작품을 하니 고민하고 상담하는 시간이 있어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황정민 선배는 ’이 사람이 연습이 이렇게나 필요해?’ 할 정도로 뒤에서 엄청 연습을 하셨고, 이정현 배우는 작은 체구인데 연기할 때 커지는 게 느껴졌어요. (송)중기도 동생인데 만만치 않았고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로 중간에서 저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아 좋아요."
다작을 하진 않는 배우인 소지섭. 앨범 작업도 하고 팬들을 위한 투어도 하기 때문이다. 소지섭은 "사람들이 가끔 ’쇼미’ 왜 안 나가냐고 하는데 난 나갈 이유가 없다. 실력도 안 되지만 좋아서 하는 일인데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나를 좋아하는 팬들 앞에서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40대가 되고 나서 조금은 유해진 듯하다. 본인도 느끼는 듯했다. 그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다"며 "예전에는 내 스타일대로 했는데 지금은 나도 편하고 상대도 좋은 게 좋도록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애를 쓴다"고 말했다. 그러면
나이 얘기가 나왔으니 결혼은? "아직(생각이 없는 편)인데 관련 이야기는 계속 듣고 있어요. 하지만 자신이 없어요. 가장으로서 나가야 할 자신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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