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마녀의 법정' 배우 정려원이 마녀 검사에서 성폭력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는 사건과 마주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에서는 여자친구들과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피의자가 마이듬(정려원 분) 검사의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기 위해 출세만 생각했던 마이듬이 성범죄 피해자가 된 것이다.
마이듬은 부장 검사의 성추행을 고발한 뒤 여성아동범죄전담부로 배정받은 바 있다. 그는 어릴 때 자취를 감춘 어머니의 행방을 찾기 위해 검사가 된 후 피해자의 입장보다는 승소만을 위해 싸웠다.
그는 동성애 남성 대학원 조교가 여성 대학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에서도 일부러 피의자 쪽에 증거를 흘려 피해자가 동성애라는 사실을 이용했다. 여진욱(윤현민) 검사가 피해자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면 안 된다는 의견에도 승소를 위해 선택한 것이다. 여진욱은 마이듬에게 "싸이코패스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마이듬은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피의자에 의해 피해자가 되는 처지가 됐다. 피해자의 입장보다는 여성아동범죄전담부에 소속돼 승진 길이 막힌 것을 한탄했던 그가 새로운 전기를 맡게 됐다.
'마녀의 법정'은 한국 사회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성범죄 사건을 주제로 한다. 성범죄는 피해자에게 씻지 못하는 상처를 주는 범죄임에도 주변 시선 때문에 피해 사실을 숨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 작품은 마이듬을 통해 성범죄를 공론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사건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마이듬 역할을 맡은 정려원은 캐릭터를 호쾌하게 그리며 드라마에 무게를 잡았다. '마녀의 법정'이라는 제목처럼 법정에서 마녀처럼
마이듬은 몰래카메라 범인 때문에 성범죄 피해자의 입장이 됐다. 단 3회 만에 주인공이 겪는 변화는 그의 성장과 함께 '마녀의 법정'이 성범죄 문제를 환기하고, 작품도 흥행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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