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한 배우 강지환을 대중적으로 알린 작품은 2005년 방영된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였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온 그는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신비주의는 아니었지만, 한 때 '예능 울렁증'을 호소하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주저했던 그는 2007년 스튜디오형 예능 '상상플러스' 외엔 어떤 예능에도 출연하지 않고 연기 활동에만 매진해왔다. 그렇게 카메라 밖, 배역을 벗어난 '인간' 강지환만큼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랬던 강지환을 10년 만에 '자연인 조태규'로 끄집어내준 건 올리브TV '섬총사'다. 데뷔 첫 리얼 버라이어티 '섬총사'에서 강지환은 숨길 수 없는 코믹한 면모부터 자상한 매력까지 다 꺼내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지환은 첫 등장부터 '어깨깡패'의 면모를 과시하며 매 장면마다 화보를 방불케 하는 비주얼로 시청자를 홀렸다. 하지만 근육질 몸매에 가려진 허당기 가득한 인간적인 모습은 반전 그 자체. 리얼한 현장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리바리함도 잠시, 장작패기에 능한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고 이에 도취된 모습은 웃지 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멤버들과의 좌충우돌 케미도 상당했지만 은밀하게 준비해 온 이민가방의 실체가 드러나면서부턴 '자상함 끝판왕'이 됐다. 홍도 입성 전부터 대형 짐들로 인해 고생을 했던 강지환은 1회부터 즐겨본 애청자답게 섬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꼼꼼하게 챙겨왔다.
짐들 중 대부분이 섬 주민들에게 유용한 선물 같은 물건이었다는 점은 강지환의 살뜰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 강지환이 예능 '초짜'임에도 불구, '섬총사'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었던 그만의 비결은 다름아닌 진실함 그리고 진솔함이었다.
특히 지난 16일 방송에서는 섬마을 6남매 어머니의 친아들같은 따뜻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는 미리 봐둔 고장난 유리장을 고치고 홀로 식사하며 외로움을 달래는 어머니를 위해 앞마당에 태양열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세심한 모습으로 시청자에 감동을 안겼다.
모처럼 만난 '따도남'의 전형이었다는 평. 앞으로 그가 '섬총사'에서, 그리고 여타 프로그램과 작품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간 몰랐던 강지환의 재발견이 왠지 반갑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