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 김창수’로 김구의 청년시절을 연기한 배우 조진웅. 제공|씨네그루 |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게 용맹하거나 의롭거나 희생적이지도 않아요. 그런 제가 감히 ‘김구 선생님’의 연기라니…시작부터 어려움의 연속이긴 했지만 제 나이의 반절 밖에 안 되는 그 분의 청년 시절을 연기하면서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그 분의 일부가 돼 살아볼수록 그런 생각만이 제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이제부터라도 조금이라도 당당히 떳떳하게 살아가자고….”
배우 조진웅(41)이 백범 김구의 청년 시절, 김창수를 연기하게 된 계기와 함께 힘들었던 점을 토로했다.
조진웅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엔 그 역할이 너무나 크고 부담스러워 (‘대장 김창수’)출연을 고사했다. 결정을 내리기까지 약 3년, 힘들고 어려웠지만 결국은 용기를 내게 되더라”라고 고백했다.
그는 “‘명랑’ 작업할 때 최민식 선배님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을 소화하기 위한)그의 치열한 고뇌와 고통스러운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 고된 작업을 내가 해야 한다니 자신도 없었고, 왜 해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면서도 “자꾸만 생각할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화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 결국 ‘이번엔 내 차례인가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선배님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힘드실까 추측은 물론 수시로 했지만 경험해보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감히 이 정도라고 상상이 불가했던 것 같아요. 막상 해보니, 다시는, 두 번은 못할 것 같아요.(하하!) 실존 인물을 다룬다는 게 기본적인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르는 건 알고 있었지만 (김구 선생은) 그 그릇의 크기가 해도 너무 할 만큼 큰 사람이니까. 감히 내가 그 분의 무언가를 담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분명 해야할 일이란 건 확실했죠.”
“출연 결정을 하기까지가 가장 어려웠고, 그 이후부터는 워낙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사실은 그 어떤 장치가 없이도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 그가 실제 남긴 어록들이 그 자체로 영화더군요. 그런 점에서 굉장히 영광스러운 마음으로 충분히 몰입해서 연기할 수 있었어요.”
그는 “한 명의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위인이 돼가는 과정, 그 지점을 연기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면서 “이미 완성된 위인이 아닌 ‘김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 가야할 필연적인 과정을, 거듭나는 지점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한번 살아보자. 18세에 동학에 참여해 젊은 치기로 덤벼보고, 괴롭히는 자들에게 들이받아 보고 치열하게 부딪혀보자’라는 생각으로, 김창수가 돼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영화적인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우리의 진심이 잘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모의 원수를 갚고 나라의 치욕을 씻어냈지만 그의 신념과 용기를 알아주는 이는 없었던 조선. 없어질 나라, 지워질 역사 앞에서 분노로 들끓고, 타오르는 열정과 정의감이 넘쳤던 치기 어린 청년은 한 순간에 사형수 신분이 돼버린다. 눈을 뜨면 지옥 같은 그곳에서 청년 김창수는 다른 죄수들과 자신은 다르다며 섞이기를 거부하지만 제대로 된 재판은커녕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조차 힘든 고된 옥살이를 버텨내는 조선인들을 보며 다시금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다.
‘대장 김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