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게 사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다소 힘이 빠지고 놀림 아닌 놀림도 받기 마련인데…희한하게도 이번 프로그램은 (다소 저조한 시청률에) 주변에서 더 많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아요. 오히려 제작진보다도 훨씬 더요. (웃음)”
‘전체관람가’ 이동희 CP는 1%대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에 이 같이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영화와 예능의 만남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전체관람가’가 첫 회에 이어 2회에서도 1%대에 머물며 부진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프로그램을 둘러싼 혹평이나 그 흔한 악플은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 후 게시판을 비롯한 메인 기사 댓글 등에는 “신선하다” “역대급 예능” “이건 예능이 아니라 다큐다” “갈수록 더 진가를 발휘할 것” 등 시청자의 호평과 응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마니아층도 형성됐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그 동안 충무로에서 화려한 영화들이 즐비하던 상황에서 오랜만에 단편 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샘솟고 있어 배우들을 비롯한 영화인들이 굉장히 반기고 있다”며 “특히 예능에서 이런 걸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신기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특히 배우들 같은 경우는 워낙 그 취지도 좋아서 흥미롭게, 또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고 어떤 역할이든 도움의 기회가 된다면 출연도 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전하기도.
본격적인 단편 영화 제작에 앞서 신인 배우들의 오디션 장면, 프로그램의 룰과 각종 제작 비화들도 담겼다. 무엇보다 창작의 고통을 겪기 시작한 감독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최근 2회에서는 첫 번째 단편영화인 정윤철 감독의 ‘아빠의 검’이 전격 공개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정 감독은 ‘대립군’ ‘말아톤’ 등을 연출, 섬세한 정서를 담아내는 탁월한 감각으로 수많은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받았으며 그동안 선보인 단편영화 또한 여러 단편영화제에서 수상 하며 재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가 ‘전체관람가’를 통해 선보인 단편 영화는 VR(가상현실)을 소재로 따돌림을 당하는 주인공이 게임 속 가상 세계에 빠져 있는 아빠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 현실과 달리 게임 속에서 리더로 활약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조우찬을 주인공으로 해 이희준 구혜선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열연을 펼쳤다.
작품 공개 후 영화를 감상한 다른 감독들은 ‘심장이 뛰었다’, ‘정윤철 감독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재주를 갖고 있다’고 호평을 내놓는 반면,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는 솔직한 평가도 있었다.
또한 영화의 결말을 두고 각양각색의 해석이 나오기도. 특히 엔딩 장면에 대해 감독들이 서로 ‘해피엔딩이다 새드엔딩이다’ 식의 판이한 분석을 내놓으며 설전을 벌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이동희 CP는 “방송 예능프로그램의 특성상 물론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 자체가 사실 완성도에 훨씬 집중한 것이어서 크게 낙담하거나 신경 쓰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아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많은 기대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있어 감사한 마음뿐이다. 향후 방송을 통해 분명 기존과는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말 그대로 ‘영화 관전’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기 때문에 회가 거듭할수록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다만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감독님들이 좋은 의미로 한 데 모여 진정성 있게 임해주셨는데 그 열정에 혹시나 제작진이 보답을 하지 못할까 우려도 있긴 하다. 새로운 도전, 인위적인 재미 보다는 의미나 완성도에 집중하다 보니 약간의 딜레마가 아직은 존재하는 것 같다. 최대한 감독님들과 관계자들의 진심이 잘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윤철 감독에 이은 두 번째 주자는 재주꾼 봉만대 감독이다. 이미 훈훈한 기획 의도와 새로운 도전, 야심찬 열정이 모여 시작한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률 역시 그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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