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녀시대 막내 서현은 어느새 단단하게 성장했다. 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인터뷰②에 이어)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서현(본명 서주현, 26)과의 인터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MBC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촬영 중반에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 하지 않고 홀로서기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만큼, 드라마 종영 후 의례적으로 진행되는 인터뷰도 없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드라마 종영 몇 주 뒤, 서현이 직접 인터뷰를 자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와 한 번 놀란 마음은, 직접 만나본 서현의 그동안 몰랐던 단단한 ‘진짜배기’의 모습이라 인간적인 감탄으로 이어졌다.
2007년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해 10년을 ‘원톱’ 걸그룹으로 지내오는 동안, 팀의 막내인 서현은 대중 혹은 미디어와 마주하는 자리에서 이렇다 할 발언을 하기 보단 주로 미소로 소통해왔다. 실력도, 성격도 일등이라는 가까운 이들의 평가 속에서도 쟁쟁한 언니들과 함께 해 온 팀 활동에서 그 같은 모습이 드러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영특하게도, 어쩌면 서현은 긴 시간을 기다려온 건지도 모르겠다. 데뷔 초엔 워낙 ‘모범생’ 코스로 자라온 그 자신에게서 자연스럽게 풍겨 나오는 ‘바른생활’ 이미지에 갇혀 있었지만 어린 나이(열일곱 살)부터 시작된 사회생활로, 그리고 한 살 한 살 먹어가며 자연스럽게 드러난 성격적인 변화를 보여주며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할 2017년의 이 날을 말이다.
대중의 뇌리엔 여전히 가녀린 ‘소녀’ 이미지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모험을 좋아하는” 스물일곱숙녀 서현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바른생활’ 이미지와 이를 벗어나게 된 이야기, SM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기까지의 긴 고민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 서현은 도전도, 모험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서현은 “그때부터 내 안의 어떤 규칙을 정하게 됐다. 이대로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간 10년 뒤에도 이러고 살겠구나 싶었다”며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스스로를 통제하며 보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또 하나의 ‘룰’ 속에 스스로를 가두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됐단다.
“몇 년 그렇게 해보니, 스스로를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오히려 제 삶이 너무 팍팍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너무 답답했죠. 조금씩 풀어볼까 하면서 굉장히 타이트했던 나만의 룰이 러프하게 풀렸어요. 이젠 스스로 밸런스를 찾아간 것 같아요.”
바른생활 이미지는 말 그대로 이미지일 뿐이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듬어간 서현은 이제, 누구보다 독립적인 사람으로 거듭났다. 홀로서기를 선택하기까지 역시 이와 같은 서현의 주체적인 내면이 크게 작용했다.
“저는 모험을 좋아해요. 도전도 좋아하고, 모험도 좋아하죠. 저 자신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걸 좋아해요. 10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죠. 우리는 10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돌이켜보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고. 반면 너무 좋은 환경에서 계속 사랑 받고 소녀시대 막내로 늘 보호 받는 것에 대해서, 내가 이 좋은 환경에 안주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걸 다 내려놔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서현은 이제는 여유를 갖고 살고싶다고 했다. 제공|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 |
“내려놓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돼요. 많은 걸 가져봤으니까요. 더 갖고 싶다는 것보다는 내려놔보고도 싶고. 내려와봐야 다시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소녀시대)는 늘 정상에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행운인가요? 정상에서 내려오는 걸 안 겪어봤으니, 막상 그런 일이 있음 어떨까 싶기도 하고,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늘 좋을 수만은 없으니, 대비해야겠다 싶었죠. 내가 몸 담고 있던 환경 때문에 좋았던 걸까 아니면 내 힘으로도 좋을 수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런 것도 겪어야 성장하는 거지 하는...”
특히 서현은 ‘효리네 민박’(JTBC) 속 이효리가 ‘워너비’라고도 덧붙였다. “이효리 선배님을 보며, 모든 걸 내려놓고 살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럽기도 했어요. 저 역시 그렇게 되고 싶고요. 연예인 서현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서주현으로서의 삶을, 같이 밸런스 맞춰가면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했을 당시 10년 후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서현은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10년 전엔 진짜, 욕심이 더 많았죠. 욕심도 많고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 투성이였어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다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앞을 보며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 10년이 지났죠. 지난 10년의 시간이 후회되진 않아요. 그냥 그 나이에 맞게 욕심부리며 살았구나 싶은? 후회하진 않지만, 이젠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