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쉬비는 새 앨범 전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제공|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뮤지션이 오랜 작업을 걸쳐 완성한 앨범 이름에는 여러 의미가 담긴다. 한 단어, 한 문장을 통해서도 추구하는 음악적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3에 출연해 화제가 됐던 래퍼 애쉬비(25, 본명 추윤정)는 최근 새 미니앨범 '에브리씽(Eveything)'을 발표했다. 애쉬비의 모든 것을 쏟아낸 앨범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앨범 작업을 했죠. 곡들의 장르가 다 달라요. 하고 싶은 것도, 욕심도 많았어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하지 못했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앨범 이름도 '에브리씽'으로 정했죠."
첫 번째 트랙 '전부다'와 다음 트랙 '차단했어'는 연결되는 구성이다. 연인에게 상처받은 후 이별하는 과정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전부다'는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애쉬비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타이틀곡 '차단했어'는 가수 체리코크와의 호흡이 어우러진다.
"'연인'이라는 공감 키워드가 있어요. 제가 래퍼이기도 하지만, 멜로디 메이킹 능력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부다'는 색다른 도전이었죠. 서로 음악관이 잘 맞는 체리코크와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편하게 만들었어요."
3번부터 5번 트랙에 자리 잡은 '온 마이 웨이(On My Way)' '홀려' 'IDEK(Feat. EK)'는 애쉬비의 힘 있는 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노래들이다. 트랩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면서 여성 래퍼의 스웨그를 뿜어낸다.
"많은 분이 알던 저의 모습일 거예요. '언프리티 랩스타' 이후 슬럼프 기간이었어요. 랩할 때 발음을 너무 또박또박하려고 했고, 없던 버릇도 생긴 거죠. 오랫동안 혼자 작업해 피드백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애쉬비는 '에브리씽' 전체 프로듀싱도 도맡아 했다. 최근 래퍼들이 유명 가수와 함께해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도 많지만, 애쉬비는 직접 체리코크와 EK를 섭외했다. 이름값보다는 피처링 가수의 실력과 곡의 완성도에 공을 들였다.
↑ 애쉬비는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제공|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
"쉬는 동안 싱글을 내는 건 쉽죠. 하지만 제가 즐거워야 듣는 분들도 행복할 것 같았어요. 이슈를 위해서 유명한 뮤지션과 작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었어요."
애쉬비는 지난 2015년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에 출연했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찾아온 기회였다. 그러나 랩보다 눈에 띄는 외모와 거친 언행만 주목받은 뒤 1차 영구미션에서 탈락했다. 아쉬움만 남긴 채 떠나야 했다.
"카메라를 처음 접했고, 방송도 낯설었죠. 무턱대고 '1등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신경만 엄청 곤두세웠어요. 사실 그런 사람이 아닌데도 말이죠. '떨어질만 해서 떨어졌다'며 자책감도 컸어요. 생각을 많이 정리하게 된 계기였죠."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3에 다시 도전한 애쉬비는 전 시즌과 달랐다. 중간 투입 멤버로 들어온 직후 '딜리버리(전달력)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쟁자들을 연달아 꺾으면서 세미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하면 되는 거였죠. 전 시즌에서는 깍쟁이 같아 보였나봐요. 사실 체구도 작고, 말도 조곤조곤하는 편인데 말이에요. 경연 프로그램은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지만, 결국엔 음악이 중요해요."
인터뷰 내내 차분한 말투로 자신의 음악 세계를 설명한 애쉬비는 여성 래퍼에게 붙는 별명인 '센 언니'는 아니었다. 그는 "즉흥적인 건 음악밖에 없다. 유흥보다는 집에 혼자 있는 걸
"2018년에는 음원차트 순위보다 '애쉬비'라는 이름을 더 알리고 싶어요. 가수이기 때문에 작업물을 꾸준히 많이 내길 바라죠. '에브리씽'이 팬들에게 선물이 됐으면 해요. 앞으로는 쭉 꽃길만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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