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유네스코 평화 대사잖아요. 기회가 주어지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에서도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23일 밤(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델레 피오리 성당 옆에 자리한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
흰색, 분홍색, 초록색 대리석이 조화를 이룬 화려한 르네상스 문화의 극치인 피렌체 대성당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품, 대성당 앞에 자리한 산조반니 세례당의 '천국의 문' 원본 등 가치를 헤아리기 어려운 귀중한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는 이곳이 콘서트장으로 변신했습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어 연주자의 호흡과 눈빛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한 '2017-2018 박물관에서의 음악회' 시즌 마지막 공연의 주인공으로 나선 이는 소프라노 조수미(55)였습니다.
조수미는 이탈리아가 사랑하는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의 서거 150주년 기념 음악회로 꾸며진 이번 무대에서 러시아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유리 레비치,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시모네 디 크레센초와 어우러져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공연을 선사했습니다.
조수미는 이날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아리아, 그가 파리 체류 도중 작곡한 '만년의 과오' 중의 성악곡 등 로시니 작품 8곡을 불렀습니다.
까다로운 기교가 요구되는 로시니의 작품들을 특유의 정갈한 음색으로 원숙하게 풀어낸 조수미에게 박물관을 채운 약 250명의 관객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조수미는 준비한 공연을 마친 후 "객석과 이렇게 가까이서 노래부른 것은 난생 처음이라 긴장됐지만, '천국의 문'을 바라보며 노래를 부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레비치, 디 크레센초와 다 함께 무대에 등장, 모차르트의 '반짝반짝 작은별 변주곡'을 앙코르 곡으로 들려주는 것으로 객석의 뜨거운 환호에 화답했습니다.
좀처럼 박수가 잦아들지 않자 조수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와 '안정"이라며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들려줬습니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조각상을 배경으로 조수미가 부른 '아베마리아'는 북핵 위기를 풀기 위한 남북 대화, 북미 대화를 앞두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를 기원하는 노래로 비춰지며 또 다른 감동을 안겼습니다.
조수미는 공연 후 기자와의 인
그는 남북한 예술단이 서로 오가는 최근의 상황이 너무 반갑다며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북한에 가서 노래하고 싶다"고 개인적인 희망도 내비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