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류준열 "`독전`, 오케이 날 때 짜릿했다"

↑ 류준열이 영화 `독전` 속 캐릭터 `락`에 대해 설명했다. 제공|NEW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류준열(32)은 ’락’을 통해 외로움과 공허함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비록 연기하기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락을 만나 행복했고 좋은 선배들과 짜릿한 순간을 경험했다.
류준열은 영화 ‘독전’(감독 이해영)에서 마약 조직에게 버려진 조직원 락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독전’은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 영화로 흥행몰이 중이다.
류준열은 ‘락은 누구일까’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연기했다. 류준열은 “락이는 대사가 없고 감정 표현을 안 한다”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때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연기 공부하면서 대사가 주는 장점은 쉽고 빠르게 관객에게 어떤 인물인지 설명해준다. 그동안 쉽게 배우 생활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류준열은 고민 끝에 자신이 가진 “깜냥” 안에서 표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 류준열은 `독전` 조진웅과 호흡하며 짜릿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제공|NEW

처음에는 이해영 감독과 이견이 있기도 했다고. 그는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가고 아무것도 안하면 심심해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는 아무것도 안하면 자칫 인형 같아 보일까 싶었다”며 “(락이가) 사이코패스는 아니지만 감정 표현이 없으면 오해할 수도 있고 힘에 부치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믿고 가자고 해서 감정에 충실해서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엔 감독님이 ‘오케이’를 하는데 놀리는가 싶었어요. 그런데 연기를 하면서 느낀 건 감정과 본능에 충실하면 오케이가 나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NG가 나서 신기했죠. 내가 스크린에 묻어나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진웅 선배랑 대화하는 신에서도 어느 순간 컷 소리가 나면 조진웅 선배가 끄덕해요. 그러면 오케이가 나더라고요. 짜릿했어요. 그게 전달이 되는구나 싶어 다행이었고, 그런 재미로 찍었어요.”
아직도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똑바로 보지 못한다는 류준열. 그는 “부끄럽다”며 “언론시사회에서 ‘독전’을 처음 봤다. 감독님이 어떠냐고 물어보는데 그럭저럭 봤다고 하니까 서운해 하더라. 제 작품을 당당하게 못 본다. 눈을 가리고 본다. 그런데 다들 잘 봤다고 말해줘서 즐겁고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중 락 캐릭터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함께 극을 끌고 간다. 류준열은 ‘락 캐릭터가 돋보인다’는 칭찬에 “영화를 하면서 자기 몫이 있다. 남들이 크고 작다고 하는 말은 신경을 안 쓴다. 시나리오 보고 준비할 때 내 몫만 본다. 누구보다 크고 작다는 느낌보다 내 몫을 꽉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영화라는 작업은 각자 몫을 다했을 때 100%가 완성돼요. 각자 몫만 채우면 좋은 영화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그렇고요. 다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와요. 제 몫에 집중한 게 잘 채워졌나 싶어요.(웃음)”

↑ 류준열은 연기 칭찬에 겸손하게 답했다. 제공|NEW

부모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전사가 불분명한 캐릭터인 락은 외로움과 공허를 품고 있다. 작업하면서 공허함과 외로움에 대해 생각했다는 류준열. 그는 “개인적으로 저는 외로움을 타는 사람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전 혼자 잘 지내는 게 문제”라며 “스포츠도 혼자 잘 보러 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류준열은 여러 번 스포츠 중계 화면에 잡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다 가진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수집도 하고 모으고 갖고 싶은 걸 갖고 하는데 끝이 없다. 외로움은 끝이 없을 때 나타난다”며 “끝이 있다면 잠깐 잠깐 외로울 수 있지만 공허함은 없다. 다 가지면 채워진다. 그런데 끝을 쫓다보니까 외로움과 공허함을 다 채울 수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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