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결혼식’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고3 여름, 우연(김영광 분)은 전학생 승희(박보영 분)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승희를 졸졸 쫓아다닌 끝에 마침내 공식커플로 거듭하려던 찰나에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사라진 승희. 1년 뒤 우연은 승희의 흔적을 쫓아 끈질긴 노력으로 같은 대학에 합격한다. 그런데 그의 앞을 가로막은 건 다름 아닌 그녀의 남자친구. 자꾸만 빗나가는 타이밍 속 다사다난한 그들의 첫사랑 연대기가 그려진다.
‘너의 결혼식’은 그동안 여러 차례 다뤘던 ‘첫사랑’을 소재로 한다. 여타 첫사랑 영화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끌어 모은 듯 단 번에 영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오프닝부터 엔딩이 유추되는 진부한 전개를 보였다. 또 여운을 느낄 틈도 없이 장면이 빠르게 전환돼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영화는 고등학생부터 사회 초년생까지 이어지는 두 남녀의 연대기를 그려내 공감대를 높였다. 승희를 향한 마음은 한결같지만, 세월이 흐르며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우연의 첫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에 얽힌 다양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또한 평범함 속에 청춘의 유쾌한 추억을 담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법한 재미를 안겼다.
↑ ‘너의 결혼식’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무엇보다 익숙한 서사임에도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키게 하는 가장 큰 힘은 박보영과 김영광의 케미스트리다. 로맨스 퀸으로 떠오른 박보영은 우연의 첫사랑 그녀 환승희 역을 연기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또한 거침없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너의 결혼식’에서 김영광의 활약도 돋보인다. 김영광은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 중 가장 맞춤옷을 입은 듯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쿨하지 못해 찌질한 면모를 보이는 인물을 순수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캐릭터로 완성시
영화는 철저히 우연의 시선을 따라간다. 따라서 남성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쉽게 끌어낼 수 있지만, 승희의 사연이 충분히 그려지지 않아 여성 관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희를 향한 우연의 행동이 극중에선 아름답게 포장됐지만, 각도에 따라 다소 과하게 비춰져 불편함을 안길 수도 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