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최지원 인턴기자]
국내 최고령 의사 한원주의 인생 철학과 의사로서의 봉사 정신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22일 방송된 KBS1 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는 ‘93세 닥터 한과 인생 병동’ 1부로 꾸며져 국내 최고령 의사 한원주의 일상이 그려졌다.
한원주는 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국내 최고령 의사. 남양주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활동중인 그는 의사 생활만 70여 년, 살아온 생 대부분을 환자들과 함께 해왔다고.
일제강점기 시절, 의사였던 아버지와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했다. 한원주는 “그 때는 전부 여자를 노예로 생각했다. 딸 낳으면 돈네 계집종 낳았다고 했다. 요새 사람들은 생각도 못 할 거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우리 부모님은 우리 언니부터 자식 전부를 전문학교를 보냈다”며 “그 당시 여자가 의자가 된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저 집 딸 누가 데리고 갈 거냐. 데리고 갈 사람 없다고 했다. 남자보다 더 잘났으니까”라고 말했다.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한원주는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 후 물리학자였던 남편과 결혼했다.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내과 전문의를 취득, 10년 동안 내과의로 일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병원을 개업, 출중한 실력 덕분에 환자들이 줄을 설 정도였고, 돈도 많이 벌었다.
그러나 남편의 뜻하지 않은 죽음을 계기로 병원을 접고, 어려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데 앞장섰다고. 현재는 죽음을 앞둔 동년배들이 있는 요양병원에서 내과 과장으로 10년 째 일하고 있다.
한원주는 고령의 환자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며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을 치료해줬다. 일평생 '나'보다 '남'을 위하는 삶을 사는 한원주 의사는 의사로서의 소명을 넘어 거룩한 봉사 정신을 잇고 있다.
매일 복잡한 출퇴근길을 오가는 한원주의 모습에 '인간극장’ 제작진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내 나이가 만으로 하면 92세 5개월이다. 보통 이야기할 때는 93세라고 한다. 힘든지 모르겠다. 나하고 같은 사람이 있는지 생각은 안 해 봤으니까. 그런데 이것도 재미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어 그는 "그냥 살아오며, 매일매일 즐겁게 사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입원해 있는 사람들은 나이가 조금 들면 죽고 싶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그리고 수시로 죽으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사는 것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해 준다"고 말해 감
한편, ‘인간극장’은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비롯한 치열한 삶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프로그램. 매주 월~금요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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