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주’ 김향기 유재명 사진=CGV아트하우스 |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영주’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차성덕 감독과 배우 김향기, 유재명이 참석했다.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낯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에 공식 초청돼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차성덕 감독은 ‘영주’에 대해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였다. ‘영주’는 사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저 또한 10대 때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경험이 있었고, 세월이 흘러 영화로 만들고자 했을 때 가해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서부터 영화가 시작됐다. 처음부터 이 영화가 자기 고백적인 영화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 상실을 겪은 사람들, 원치 않은 비극을 맞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상실과 애도에 대해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배우들의 캐스팅 과정도 설명했다. 차성덕 감독은 “이 영화는 영주 역이 관건이었다. 영주는 열아홉 소녀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 심리가 복잡하고 깊기 때문이다. 원래 해석력이 좋은 20대 여배우를 생각했는데 적임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 당시 ‘눈길’이라는 영화가 개봉해서 봤는데 거기서 김향기라는 배우를 단지 아역이 아닌 배우로서 발견하게 됐다. 첫눈에 반해서 김향기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면서 “첫 만남부터 향기가 아니라 영주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시나리오가 풍성해졌고, 제 안에 영주를 버리고 진짜 영주를 만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영주’ 사진=CGV아트하우스 |
또한 영화 속 가해자에 대해 “가해자를 폭력적으로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가해자 또한 그 일로 인해 상처를 받았고, 아픔이 있는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그 점이 영주와 교감을 이룰 수 있는,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상처의 경험이 열쇠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해자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그들의 아픔과 선의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주를 연기한 김향기는 “‘영주’의 시나리오는 영화 ‘신과 함께’ 촬영차 지방에 갔다가 숙소에서 읽었다. 집이 아닌 낯선 공간에서 읽었는데도 집중이 잘됐다”면서 “시나리오를 다 읽었을 때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이야기라 생각해 내가 영주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상업영화든 독립영화든 규모를 떠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여운이 남고 마음에 와닿는 시나리오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욕심이 난다. 대본을 읽었을 때 배우로서 전달하고픈 마음이 들면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주를 연기하며 중점 둔 부분에 대해 “어른아이라고 불렸는데, 말 그대로 어른과 아이의 중간지점에 있는 인물이다. 영주가 혼란스러운 감정을 맞았을 때 어떻게 변하는지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아이러니한 감정이 과하지 않게 영화 속에서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완성해주신 시나리오의 느낌을 그대로 담고 싶었다. 계속 읽어보면서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영주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향기는 극 중 영주의 앞날에 대해 “자신의 슬픔, 아픔까지 충분히 경험하고 느끼면서 내가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고, 더 단단해졌을 거라 생각한다. 그 마음을 잘 헤쳐 나갈 거라 생각하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 ‘영주’ 사진=CGV아트하우스 |
유재명은 “시나리오에 담긴 지극히 사실적인, 우리 시대에서 요구하는 상징들이 너무 좋았다. 부드러우면서 날카로웠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대의 이야기를 영주의 일상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다. 치유, 용서가 어떤 의미인가를 조용하면서 묵직하게 써낸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면서 “주변인을 다시 돌아볼 수
김향기와 함께한 소감 “김향기가 현장에서 깊게 감정을 잡는 모습을 보고 그 이후로 말을 걸지 않았다.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향기가 아니라 영주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영주’는 오는 11월 22일 개봉한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