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탐정` 이주영은 시청률은 아쉽지만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자신만의 분위기와 매력 있는 배우 이주영(26)은 때로는 슬럼프를 겪기도 하고, 때로는 답을 찾아 헤매기도 했다.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것도 좋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주영은 지난달 3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극본 한지완, 연출 이재훈)에서 국과수 부검의 길채원 역을 연기했다. ‘오늘의 탐정’은 귀신 잡는 만렙 탐정 이다일(최다니엘 분)과 열혈 탐정 조수 정여울(박은빈 분)이 의문의 여인 선우혜(이지아 분)와 마주치며 기괴한 사건 속으로 빠져드는 神본격호러스릴러. 사회에서 일어나는 충격 범죄의 배후에 귀신이 있다는 상상에서 출발, 현실에 있을 법한 충격 범죄를 다루며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았다.
이주영은 드라마를 끝낸 후 친구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교 이후 처음 간 거였는데 느낌이 좋았다. 힐링 하고 왔다. ‘오늘의 탐정’도 끝나고 여행도 다녀오고 나서 뒤늦게 몸살이 왔다. 그동안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촬영 후폭풍이 뒤늦게 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늘의 탐정’은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극중 귀신이 나오는 장면이 많다 보니 CG가 필요해 같은 신을 여러 번 촬영해야 했다. 이주영은 “연기하기 쉽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스토리도 어려운 설정이 많았고, 처음부터 열심히 보지 않으면 시청자들도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채원이는 귀신을 형체만 보지만 중간에 보게 되는 설정도 있고, CG가 쓰이는 장면도 많지 않나. 저희끼리도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혼선이 있으니까 제작진과 배우들끼리도 룰을 정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 이주영은 최다니엘의 열정과 체력에 감탄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처음에 ‘오늘의 탐정’에 합류하게 됐을 때는 설레는 마음이 컸다. 이주영은 “장르물이라서 좋았다. 호러물이라 시청률 부분에서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해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보는데 흥미로웠고, 길채원 캐릭터도 끌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주영은 길채원이 ‘귀벤저스’에 합류하고 동화되어가는 것이 어떻게 개연성을 가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그는 “채원이는 정의감으로 합류했다기보다는 일이 꼬이면서 그렇게 됐다. 나중에는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도우려고 하지 않나. 능력을 잃고 오열하는 채원이의 모습이 공감되어야 했고, 채원이의 마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게 과제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나중에는 제 마음에서 감정이 진짜 우러나왔다. 저와 길채원이 닮은 점이 있다면 사람들을 좋아하는 거다. 낯가림이 심하지만 한번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을 주면, 깊게 사람을 사귀는 편”이라며 “‘오늘의 탐정’을 하면서 좋은 추억과 좋은 사람을 얻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주영은 평균 2%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아쉽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일부에서는 ‘고구마 전개’를 지적했던 것도 알고 있다고. 그는 “선우혜 앞에선 오합지졸 같고, 대적이 안 되니까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었다. 저희도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촬영장 분위기는 좋았다. 다들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였고 유대감도 컸다”고 말했다.
이주영은 “불가사의함을 느낀다. 정말 모두가 힘든데 다들 반씩은 미쳐있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많이 친해졌다. 촬영 전에 MT도 다녀왔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어색했고, 아찔했다. 친해질 수 있을까 했는데 촬영하면서 다들 친해졌다”며 미소 지었다.
특히 이주영은 최다니엘의 체력에 깜짝 놀랐다고. 그는 “최다니엘 선배는 분량도 많았다. 정말 힘들었을 거다. 촬영이 일찍 끝나는 날에도 현장에 남아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저희 모니터링도 해줬다. 정말 ‘유노윤호 열정’만큼 열정 있는 분이다. 전 금방 지치는 스타일인데 저랑 정반대라 너무 신기했다”고 털어놨다.
↑ 이주영은 `오늘의 탐정`을 통해 좋은 추억과 사람들을 얻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이주영은 ‘오늘의 탐정’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함 그 자체였단다. 함께 촬영하는 신도 많았고, 또래가 많다 보니 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는 것. 최다니엘, 이지아, 김원해도 나이를 떠나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이주영은 “작품 하나 끝나고 나면 계속 연락해서 보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촬영할 때 가족처럼 많이 보니까 유대감이 많이 생기지만, 끝나고 나면 자주 만나기 어렵다”며 “그런데 노력해서 관계를 유지 시키고 싶다”며 ‘오늘의 탐정’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동갑내기 박은빈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이주영은 “(박)은빈이랑도 너무 좋았다. 저랑 동갑이지만, 연차로 따지면 많지 않나. ‘청춘시대’도 너무 재미있게 봤고 궁금한 게 많았다.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제가 엄청 치댔다”며 “은빈이도 분량이 많아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 늘 밝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주영은 ‘오늘의 탐정’ 제작진이 열린 마음으로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받아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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