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 송승헌 “새롭다는 반응, 내 이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M+인터뷰①]

↑ 배우 송승헌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좋은이엔티

[MBN스타 김솔지 기자] 배우 송승헌이 ‘플레이어’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충격 아닌 충격”이라며, 다시금 자신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종영한 OCN ‘플레이어’는 사기꾼, 드라이버, 해커, 파이터 등 각 분야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뭉쳐 가진 놈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머니 스틸 액션 드라마다. 송승헌은 극 중 본투비 사기캐 강하리로 열연하며, 시청자로부터 ‘꼭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플레이어’는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은 응원을 받았다. 덕분에 힘이 됐고, 신기하기도 했다. 신기하다는 건 연기할 때 힘 빼고 편하게 하는 법을 잘 몰랐다. 감독님과 계속 ‘우리 놀 때처럼 해보자’, ‘대중들이 아는 송승헌말고 사석에서 편한 모습의 송승헌으로 가보자’라는 얘기를 했다. 그동안 힘줘서 멋지고 바른 사나이, 정의로운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 작품을 편하게 힘빼고 놀면서 했는데 평가는 그 어떤 작품보다 좋았다. 그런 점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그만큼 송승헌의 이미지가 닫혀있었구나 싶었다. 내가 그동안 보여준 모습이 어땠나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고,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느꼈다. 제가 잘했다기보단, 시청자분들이 안 보여줬던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다.”

송승헌은 지난해 ‘블랙’에 이어 ‘플레이어’까지 연이어 OCN 장르물을 택하며, 계속해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장르물의 매력에 뒤늦게 빠졌다는 그는 작품에 매료되는 지점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블랙’으로 OCN 작품을 처음 해봤는데, 표현 수위가 훨씬 자유로웠다. 이래서 OCN이 재밌구나 느꼈다. 영화 같은 느낌도 들고, 당시 ‘장르물을 왜 이제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작품에서 주로 사랑하는 여자 때문에 가슴 아파했는데, ‘플레이어’에는 멜로선이 없었다. 추적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전개였는데, 너무 재밌었다. 아무래도 장르물에 빠진 것 같다(웃음). 이제는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울고불고하는 게 닭살 돋으면 어쩌지 싶다. 순수함이 없어졌나(웃음).”

↑ 배우 송승헌이 최근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더좋은이엔티

‘플레이어’는 송승헌, 정수정, 이시언, 태원석 네 배우들의 케미가 돋보였던 작품이다. 특히 이들의 찰진 대사는 극의 재미를 끌어올렸던 바. 송승헌은 이에 대해 편안하고 자신과 스타일이 잘 맞는 현장 분위기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애드리브가 조금 있었다. 감독님이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하면 전체 흐름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많이 받아주시고, 반영해주셨다. 어떤 현장에서는 애드리브를 다 들어내는 경우도 있다. 그럼 배우들 입장에서는 누구보다 이 캐릭터를 잘 안다고 생각해서 대사를 조금 수정하기도 하는데, 다 편집되면 의기소침해지고 의욕이 상실된다. 근데 고재현 감독님은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다 받아주셨다. 그래서 배우들끼리 더 많은 얘기를 하면서 촬영했다.”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통해 듣게 된 시청자 반응에 대해 놀라워했다. 카리스마 가득했던 이전의 캐릭터와는 달리 ‘플레이어’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력을 선보이자 그에게서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는 반응이 이어졌기 때문.

“‘플레이어’를 보신 시청자들이 해주신 ‘송승헌 다시 봤다’, ‘재밌네’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재미없게 보였던 걸까. 데뷔한지 20년인데 ‘새롭다’는 반응도 있었다. 왜 이제야 이런 얘기를 듣게 된 걸까. 충격 아닌 충격이었다.”

송승헌은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정수정, 이시언, 태원석과는 데뷔 연차, 나이 모두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지만, 이와 상관없이 서로를 잘 받아주고 맞춰주며 유쾌한 호흡을 이끌어냈다고. 다만 가끔 세대 차이를 느낄 때도 있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옛날엔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이 다 누나, 형들이었는데, 언젠가는 또래가 많았다가 이젠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훨씬 많다. 촬영 중간 우리끼리 노래를 틀어놓고 춤도 추고 노는데, (정)수정이가 ‘누구 노래냐’고 하더라. 그리고 ‘남자 셋 여자 셋’도 모른다고 했다. 그럴 때 세대차이를 조금 느꼈다(웃음).” /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