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억개의 별’ 종영 서인국 정소민 사진=‘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방송 캡처 |
지난 22일 방송된 ‘일억개의 별’ 마지막회는 김무영(서인국 분), 유진강(정소민 분)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엔딩을 맞이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장세란(김지현 분)의 아버지 장회장이 최비서(김동원 분)를 사주해 두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
특히 유진국(박성웅 분)이 쏟아내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김무영, 유진강의 가장 아름답고 애틋한 순간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어느 날 오후 무언가가 그리워서 길을 떠난 나는 걷고 걷고 또 걷고 부딪히고 부딪히고 또 부딪히다가 진강이에게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라는 김무영의 내레이션을 통해 그의 인생에서 유진강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자 단 하나의 사랑이었는지 고스란히 담아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저릿하게 만들었다.
‘일억개의 별’은 밤하늘의 별처럼 찬란하게 빛났던 서인국, 정소민의 러브스토리와 그 극적인 순간을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 속에서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이에 극 전반부에는 아찔한 긴장과 설렘을 선사했고 후반부에는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렇듯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안방극장을 울리고 웃긴 ‘일억개의 별’이 남긴 의미 있는 성과를 짚어본다.
1. 연출, 각색, 연기 ‘완벽 合’으로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
‘일억개의 별’은 연출, 각색, 연기의 완벽한 합으로 웰메이드 드라마에 등극했다. 서인국, 정소민, 박성웅 등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력이 각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었고 이들의 열연은 안방극장에 짜릿한 설렘과 저릿한 눈물을 전했다.
서인국은 눈빛 장인의 저력을 입증했다. 괴물이라 불린 위험한 남자에서 한 여자를 위해 착해지기를 갈망하는 남자로 성장하는 서인국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정소민은 청초한 비주얼과 매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자신의 삶에 들이닥친 한 남자의 괴물 같은 매력에 흔들리면서도 그의 삶에 온기를 불어넣어주고 어떤 위기에도 흔들림 없는 사랑을 보여주며 멜로 여신 계보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박성웅은 매 장면마다 깊은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동생 때문에 분노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동생 바보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또한 과거 자신의 정당방위로 인해 아빠를 잃은 서인국에 대한 죄책감에 휩싸여 25년 동안 무거운 짐을 짊어진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했다.
더불어 유제원 감독표 수려한 영상미가 매회 영화를 보는 듯 몰입감을 선사하며 브라운관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유제원 감독은 ‘심쿵 소환의 장인’답게 빛과 어둠을 대비시키는 영상미와 감정을 최고조로 이끄는 섬세한 연출을 선보였다. 서인국이 정소민에게 같이 있으면 멈출 때를 놓친다고 고백한 장면, 서인국이 정소민에게 ‘내 생각한 적 없냐’ 질문한 장면, 정소민이 횡단보도에서 서인국의 옷깃을 잡고 보호한 장면, 서인국, 정소민이 노을 속 애틋하게 재회한 장면 등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특히 서인국, 정소민의 단짠 로맨스를 더욱 애틋하게 만든 것은 ‘사랑이 사람을 구원한다’는 주제의식과 함께 송혜진 작가의 감성 필력으로 다듬어진 각색이다. 무엇보다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전개로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내면서 핑퐁 게임을 하듯 임팩트 있는 명대사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네 목숨이 너한테는 왜 소중하지가 않아?” “모르겠어, 나도”, “네가 나쁜 게 싫어.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해” “가르쳐 줘” 등 ‘대사를 외우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는 처음’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단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곱씹을수록 가슴에 콕콕 박히는 명대사들로 호평을 받았다.
2. 사랑+사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일억개의 별’은 사랑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치며 그 중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일억개의 별‘에는 무조건적인 사랑, 마음을 다해 아끼는 사랑 등 각양각색 사랑법이 등장한다. 특히 백승아(서은수 분), 유진강이 김무영에게 보여준 극과 극 사랑법으로 사랑에 대한 또 다른 척도를 제시했다. 백승아가 자신의 필요에 의해 김무영을 사랑했다면, 유진강은 김무영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를 필요로 했다.
이에 ‘사랑을 모르던 철부지’ 김무영이 자신의 삶에 구원처럼 찾아온 유진강을 만나 사랑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성숙해지는 등 사랑을 배워 나가는 김무영의 성장과 서로의 마음에 사랑을 심어준 두 사람의 모습을 통해 ‘진짜’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일억개의 별’은 우리 사회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줬다. 어릴 적 겪은 트라우마와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한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된 김무영, 임유리(고민시 분).
이를 통해 무관심이 초래한 어두운 현실을 엿보게 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닐 마음을 품는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한 것. 이에 우리 주변의 이웃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진다면 작고 소중한 아이를 좋은 사람으로 올바르게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 시청자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3. 마지막까지 눈 뗄 수 없는 강렬 엔딩
강렬한 흡입력과 짜릿한 엔딩으로 매회 소름 돋는 반전을 선사했던 ‘일억개의 별’은 마지막까지 눈 뗄 수 없는 파격적인 엔딩으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국내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심은 것.
특히 동명의 원작 드라마가 남매의 사랑과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충격적인 엔딩을 그렸기 때문에,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 사이에서 ‘일억개의 별’ 엔딩이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은 당연지사. 이처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일억개의 별’은 원작이 가진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드라마의 주제의식,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엔딩술사’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대망의 결말로 깊은 여운을 남기며 미스터리 멜로의 새 지평을 열었다.
tvN ‘하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