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걷는 사람, 하정우가 “남녀노소 추천한다. 걷는 건 누구에게나 좋다. 책을 잃지 않아도 제목만 보고도 걸으셨으면 좋겠다”며 걷기 예찬을 펼쳤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하정우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하정우가 참석했다.
영화배우, 감독, 그리고 그림 그리는 사람. 스크린과 캔버스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활동을 펼쳐온 하정우가 이번엔 새 책을 들고 에세이 작가로 찾아왔다.
‘하정우 느낌있다’에 이어 두 번째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자연인 하정우가 실제로 두 발로 땅을 밟으며 몸과 마음을 달랜 걷기 노하우와 걷기 아지트, 그리고 걸으면서 느낀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하정우는 “2010년에 문학동네와 인연이 생겨서 '하정우 느낌있다'를 썼다. 그때 다짐한게 5년 동안 나의 인생을 써보면 후배들에게 좋은 가르침까지는 아니어도 선배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가이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게 됐다. 그런데 7년 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허삼관'을 끝내고, 연출자로 준비하면서 시간이 밀렸다. '허삼관' 끝내고 '암살' '아가씨' '신과함께' 시리즈 등 '클로젯' 찍기 전까지 1년의 시간이 생겼다. 'PMC' 촬영 끝나고 시간을 어떻게 보내려고 하다가 문득 5년마다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작년 말, 문학동네에 연락을 드렸고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7년동안 일하면서 느낀 것을 담았다. 어떻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가성비 높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까가 저의 가장 큰 화두였다. 그래서 걷기에 빠져들게 되었고 이 책까지 나오게 됐다”고 고백했다.
↑ 사진|강영국 기자 |
하정우는 책으로 소통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디비디 수집과 책 모으는 걸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필모그래피가 쌓이면서 제 작품을 소장하고 많은 책을 곁에 두며 생활한다. 저 역시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을 드리면 어떨까 싶었다. SNS나 그런걸 하지 않기 때문에 저만의 방식으로 정리를 해서 팬분들과 많은 분과 소통하는게 저만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이라는 것은 영원히 없어지지 말아야 할 사람들의 필수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소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하루 3만 보씩 걷고, 심지어 하루 10만 보까지도 기록한 적 있는 ‘걷기 마니아’로 알려졌다. 손목에 걸음 수를 체크하는 피트니스밴드를 차고서 걷기 모임 친구들과 매일 걸음 수를 공유하고, 주변 연예인들에게도 ‘걷기’의 즐거움과 효용을 전파하여 ‘걷기학교 교장 선생님’ ‘걷기 교주’로도 불린다.
강남에서 홍대까지 편도 1만 6천 보 정도면 갈 수 있다며 거침없이 서울을 걸어 다닌다. 비행기를 타러 강남에서 김포공항까지 8시간에 걸쳐 걸어간 적도 있다는 그에게 ‘걷기’란 숨쉬고 명상하고 자신을 돌보는 또 다른 방식이다.
하정우는 출간 기자간담회 당일도 만보를 걷고 왔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배우는 철 들면 안된다. 초심을 잃어버리면 안되고 그런 의미들이 포함되어 있다. 어느 날 걷다가 집에 돌아갔는데 초등학교 운동회가 끝나고 엄마가 무슨 밥을 해줄지 생각하면서 아주 기분 좋은 피곤함을 느낀, 바깥의 공기의 냄새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서 내가 이걸 잊고 살았구나. 걸으면서 냄새 맡지 못한 것을 맡고 후각이 깨어났다. 배가 고프고 기본적인 그런 것들을 찾게 해줬다. 걷기를 통해서 그런 부분을 느낀게 감사하다”며 “일상의 의미는 별다른 일상은 없다. 촬영 없는 날은 무작정 걷다가 점심 먹고 늦게 나가면 저녁 먹고 하루 종일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많이 걸으면 걸을수록 맥주 맛이 좋아진다. 일이 없는 날에는 몸을 쓰면서 걷고 밥을 먹고 맥주를 마시고 골아 떨어지는게 저의 특별한 일상이다”고 털어놨다.
↑ 사진|강영구 기자 |
하정우는 걷기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도 답했다. 하정우는 “걷는 건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가 없다. 그런데 저도 오랫동안 걸으면서 느낀 원칙은 있다. 꼭 중간에 휴식을 취한다. 그걸 1교시라고 한다. 40~50분 정도 걷고 10분 정도 쉬고 다음 스텝으로 넘어간다. 많게는 10교시까지 한다. 아무리 많이 걷는 사람도 중간에 쉬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오버하거나 과욕을 부리면 관절이나 발바닥에 물집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운동화를 잘 신어야 한다. 패션 운동화나 밑창이 좋지 않은 운동화는 발뒤꿈치가 나간다. 에어가 충분한 러닝화의 기능성 운동화가 좋다”며 “공간이 고수부지나 공원 근처에 살지 않는 분도 계신다. 그렇다면 집 앞의 골목길이나 단지나 시내 한 블록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엔 지루한데 목표 설정을 5바퀴나 10바퀴 처럼 적은 양부터 실천하면 어느 순간 커지는 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하정우는 ‘걷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걷는 것과 그림 그리는 건 저를 지탱하는 양축이다. 걸으면서 얻는 것과 그림 그리면서 얻는 것. 깨닫는 것. 전환되는 것. 저에게 큰 위안이고 힐링이 된다. 나아갈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말투를 넣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음성지원은 안되는가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계속해서 “제가 어떻게 말하는지도 돌아봤다. 그래서 이걸 읽으신 분들에게 음성적인 문체로 이 이야기를 써내려가면 재미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전 신비로운 사람은 아니다”며 “문학동네
서점에 풀리자마자 주문이 쇄도해 출간 당일 2쇄에 돌입하고 이틀째 3쇄에 들어가며 서점가와 출판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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