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치` 였던 박혜수는 `스윙키즈` 오디션 때 준비해간 탭댄스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박혜수(24)는 ‘스윙키즈’의 통역사 양판래, 그 자체였다. 당당하고 밝은 박혜수는 조근조근 자신의 생각들을 막힘없이 풀어냈다.
영화 ‘스윙키즈’(감독 강형철)는 1951년 거제도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혜수를 비롯해 도경수, 오정세, 김민호, 자레드 그라임스가 열연을 펼쳤다. 박혜수는 극중 4개 국어가 가능한 무허가 통역사 양판래를 연기했다.
박혜수는 ‘스윙키즈’ 오디션에 합격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오자고 생각했다”며 “춤을 못 춰서 자유 댄스 같은 경우에는 일부러 탭댄스를 배워가서 췄다. 배운 지 얼마 안 됐지만, 탭댄스를 보여드린 게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즐거운 오디션이었고, 어쩌면 다음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오디션을 통해 박혜수는 당당히 양판래 역을 거머쥐었다.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신의 손’으로 흥행에 성공한 강형철 감독과 함께하게 된 것.
이번 작품을 위해 몸치인 박혜수는 탭댄스를 새롭게 배웠다. 처음엔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했단다. 촬영 전, 5개월 동안 다른 출연진과 함께 춤을 배운 박혜수는 “연습하니까 점차 늘더라. 그러면서 현장에서 ’되겠다’는 확신도 들었다. 멤버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하면 안 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장 걱정된 건 춤보다 판래라는 인물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풀까였어요. 다행히 첫 촬영 때가 영화 속 첫 등장신이었거든요. (박)진주 선배님이 저를 영화에 나오는 막내처럼 대해줬어요. 정말 긴장하고 있을 때였는데, 선배 덕에 초반 어리바리한 느낌의 판래가 잘 살았어요. 그런 모습 덕에 후반부 당찬 판래와 반전되게 잘 표현됐고요. 촬영하면서 이런 현장의 힘과 배우들의 호흡이라면 준비한 걸 잘 펼칠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 박혜수는 자레드 그라임스를 위해 촬영 현장에서 통역을 자처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현장 호흡은 최고였다. 3개월 동안 세트장이 있는 강원도 삼척에서 촬영하면서 더욱 친해졌다. 박혜수는 “처음엔 순발력이 없어 (오)정세 선배의 아이디어를 받아주지 못했는데 점점 호흡이 맞았다”며 “삼척에서 촬영할 때는 함께 식사도 하면서 친해졌다. (도)경수 오빠가 맛집을 잘 알아서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극 중 오정세가 박혜수와 도경수 사이를 놀리고, 도경수의 얼굴이 빨개지는 신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단다.
브로드웨이 최고 댄서이자 배우인 자레드 그라임스와도 즐겁게 촬영했다. 박혜수는 현장에서 통역사 역할을 자처했다. “나름의 사명감이 있었다”는 그는 “자레드는 해외에서 왔고 낯선 한국에서 촬영했다. 외로우면 촬영이 재미없을 테고, 그러면 영화도 덜 재미있게 나오지 않겠나. 친구처럼 먼저 말도 걸고 편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4개 국어를 한다는 설정인데 크게 힘들진 않았어요. 예전부터 언어에 관심이 컸어요. 영어 공부는 꾸준히 했고, 작품에 들어가면서 중국어도 열심히 배웠어요. 다행히 극중 일본어 대사는 없어서 공짜로 4개 국어를 획득한 기분이었죠.(웃음) 자레드랑은 지금도 SNS로 연락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한국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사랑한다’고 전해달라고 하더라고요.(웃음)”
↑ `스윙키즈`를 통해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졌다는 박혜수. 사진|강영국 기자 |
그런가하면 이번 작품을 하면서 ‘춤’의 매력을 알게 됐다. 박혜수는 “처음엔 어떻게 춤을 추지 했다”면서도 “강형철 감독님이 노래를 들려주면서 가슴이 뛰지 않냐고 하더라. 처음엔 한 번에 와닿지 않았다. 정말 신기한 게 노래를 수도 없이 들었을 때보다 직접 춤을 출 때 가슴에서 뭔가 오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금도 지하철에서 노래를 듣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발을 움직이고 어깨를 들썩이게 된다는 박혜수. ‘스윙키즈’를 하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단다. 그는 “예전엔 목소리도 더 작고 조심스럽고 눈치를 보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더 밝아진 것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스윙키즈’는 저에게 건강을 줬어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죠. 잠을 잘 못자는 편이었는데 매일 춤을 4시간 이상 추니까 기절하듯이 꿀잠을 자게 되더라고요. 춤을 이렇게 춘 건 처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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