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그래 풍상씨’ 포스터 사진=KBS2 |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 연출 진형욱)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풍상 씨(유준상 분)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일상,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는 ‘왜그래 풍상씨’는 그동안 다양한 가족 군상을 그려낸 문영남 작가가 극본을, 진형욱 PD가 연출을 맡았다. 두 사람은 ‘수상한 삼형제’와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세 번째 호흡을 맞추는 진형욱 PD와 문영남 작가가 이번에는 미니시리즈로 만났다. 게다가 평일 오후 시간대 가족 드라마다.
평일 오후 시간대 가족극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가족극은 일일 또는 주말 드라마 편성이라는 공식 아닌 공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광범위하고 심도 있는 가족 간 이야기를 담아내기에는 미니시리즈 포맷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일 터다. 이런 점 때문에 ‘왜그래 풍상씨’는 첫 방송도 전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함께 받아야 했다.
걱정은 다른 부분에서도 존재했다. ‘막장 대모’라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신작으로 화제성을 잡았지만, 일각에선 미니시리즈 호흡에 문영남 작가표 스토리 전개가 잘 녹아들지에 대한 의구심도 표했다.
이에 대해 진형욱 PD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가족들 간 사건사고, 안 좋은 일이 많다. 과연 ‘가족은 힘인가, 짐인가’를 내내 고민하던 문영남 작가님의 말씀이 공감됐다. 우리 사회 상황이나 이풍상 가족의 상황을 보면 막장이 맞는 것 같다. 과연 가족을 어떻게 껴안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처럼 장르적으로는 막장이 아니다. ‘왜그래 풍상씨’ 속 인물들은 우리가 살면서 피부로 느끼는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이 울고 웃을 때 시청자들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 20부작 안에 가족 이야기를 더욱 알뜰살뜰하게 담아내겠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진형욱 PD는 자신의 말대로, 다섯 형제의 이야기를 ‘알뜰살뜰’하고 담백하게 담아내는 중이다. 풍상 씨의 안하무인 동생들은 자칫 밉상으로 보일 수 있는 포지션에 놓여있지만, 진형욱 PD와 문영남 작가는 이들을 연민과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미운 짓만 골라하지만 무작정 욕하자니 짠한 구석이
링 위에 오르기 전부터 편견과 싸워야 했던 ‘왜그래 풍상씨’. 두 베테랑의 의기투합이 만들어낸 의외의 힐링 포인트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그리고 있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