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정우성 “박근형과 父子 호흡, 반가운 마음이 앞서” [M+인터뷰①]

↑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정우성이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MBN스타 안윤지 기자] 배우 정우성이 오랜만에 편안한 연기로 찾아왔다. 특히 그와 박근형이 부자(父子)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짧지만, 마음 깊숙이 여운을 남긴다.

영화 ‘증인’(감독 이한)은 신념을 접어두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먹은 민변 출신의 대형 로펌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수 있는 큰 기회가 걸린 사건의 변호사로 지목된다. 그는 살인 용인자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 분)를 증인으로 세우려 한다.

그간 영화 ‘아수라’ ‘강철비’ ‘더 킹’ 등으로 다소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정우성은 ‘증인’을 통해 내면의 고민을 치열하게 하며 정의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시나리오 전체가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의 여운이 길고, 배우로서는 지난 몇 년간 드센 캐릭터를 많이 했다. 시대적 함의가 거대한 작품을 계속 했고, 그런 작업의 연속성으로 피로도가 있을 거고. ‘증인’이 마음을 툭 놓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요소도 크게 작용했었다.”

이어 정우성은 “순호와 많은 부분이 다르지만,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성향이 비슷하다”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증인’은 단순히 순호의 사건 해결만 다루지 않고, 순호의 친구와 가족 등 일상에서 이뤄지는 관계들도 보여준다. 무엇보다 수많은 이야기 중 정우성이 가장 핵심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순호와 아버지의 관계였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순호의 인성을 규정짓는 뿌리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와의 씬이 많지 않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실 (‘증인’에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나에겐 낯선 장면이다. 약간 정우성의 대리 만족을 하려는 욕심도 들어있다.”

↑ 최근 정우성이 MBN스타와 만나 영화 ‘증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근형이 맡은 순호의 아버지는 몸을 움직이는데 있어서 편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늦게 들어오는 순호를 기다리면서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인물이다. 박근형은 ‘최고의 연기를 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증인’에서 뛰어난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박근형 선배님이 순호 아버지를 연기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반가웠다. 단 한번도 같이 호흡해본 적이 없어서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대본을 보면서 순호 아버지는 어떤 목소리와 말투일지 궁금했다. 박근형 선배님이 나의 기본적인 말의 속도나 목소리와 어울리더라. 연기하면서 아버지의 숨결에 툭 기대는 느낌이었다.”

그는 촬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하나 털어놨다. 정우성은 박근형과의 촬영 현장을 회상하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딱히 규정짓는 건 아니지만 선배들이 많은 현장에서 가장 오래된 선생님 같은 경우엔 자기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박근형 선배님은 그런 대접을 불편해하더라. 그런 모습 속에서 건전한 에너지를 느꼈다.” 안윤지 기자 gnpsk1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