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혈사제’ 포스터 사진=SBS ‘열혈사제’ |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 연출 이명우)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를 펼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열혈사제’의 시청률은 기복이 없다. 지난 2월 15일 첫 선을 보였던 1회, 2회는 각각 10.4%, 13.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시청률 15%를 빠르게 돌파하고, 지난 30일 방송된 28회는 18.2%를 기록해 20% 고지를 목전에 뒀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과 케미는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배우가 캐릭터에 일차원적으로 접근하는 순간 스토리는 밋밋해지고 시청자들은 상상하기를 주저한다. 그렇게 다음 회차에 대한 흥미와 호감도가 급락하고 만다.
‘열혈사제’ 배우들은 하나같이 호연한다. 다혈질 사제 김해일을 연기하는 김남길은 멜로, 코미디, 액션 다 되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하드캐리 한다. 자칫 지나치게 만화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의 정도를 지켜가며 입체성을 더한다. 전투력 만렙 검사 박경선을 맡은 이하늬는 날개 단 듯 연기한다. 그의 사랑스럽고 오버스러운 연기는 인물의 신념을 해치치 않는 선에서 자유자재로 펼쳐져 신기할 정도다. 쫄보 강력팀 형사 구대영으로 분한 김성균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을 제 옷 마냥 완벽히 소화한다. 이외에도 고준, 금새록, 정인기, 이문식, 백지원, 안창환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모든 배우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좋은 케미를 자랑한다.
↑ ‘열혈사제’ 배우 열연 사진=SBS ‘열혈사제’ 캡처 |
집필을 맡은 박재범 작가의 내공도 보통이 아니다. 박 작가는 메디컬 수사극 ‘신의 퀴즈’ 시리즈, 휴먼 메디컬 ‘굿 닥터’, 판타지 메디컬 ‘블러드’, 오피스 코미디 ‘김과장’ 등 주로 장르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전작 ‘김과장’은 주인공이 부정,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린다는 내용으로 ‘열혈사제’와 궤를 같이 한다.
박 작가는 ‘열혈사제’를 통해 본격 블랙코미디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숱한 논란을 낳고 있는 ‘버닝썬 게이트’를 빠르게 차용해 현실을 풍자했다. 극 중 척결의 대상인 클럽 ‘라이징 문’은 버닝썬을 연상케 하고 이 클럽은 카르텔, 재벌, 기득권, 연예인 등이 모여 문란한 일을 즐기는 것으로 묘사됐다. 여기에 라이징 문 비리를 눈감아주거나 뒤를 봐주는 세력의 존재는 현실 속 유착 문제를 거침없이 꼬집는다. 가장 화제로 떠오른 사건을 극에 녹이면서 큰 줄기를 잃지 않는 것도 대단한 내공이다. 김해일이 구담의 정의 실현을 위해 몸을 던진 이유가 된 이영준 신부(정동환 분)의 죽음은, 결국 이 클럽
‘열혈사제’ 인물들은 마침내 한 팀으로 뭉쳤다. 평행선을 걷던 이들이 서서히 거리를 좁히며 구담 어벤져스로 떠올랐고, 부조리를 마주하면서도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 공감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열혈사제’의 긍정적 영향력이 종영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MBN스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