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 김현철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방영된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PD수첩'은 김현철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의 환자 성폭행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김현철은 지난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출연한 뒤 방송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유명 정신과 전문의다. 김현철은 최근 두 명의 여성 환자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PD수첩' 제작진이 김현철 정신과의사를 만나 사건에 대해 묻자 김현철은 "쌍방 녹음을 하자. 편파적으로 할까봐"라며 방어적인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김현철은 자신을 고발한 두 여성 환자에 대해 "달라붙은 건 두 분"이라며 "성폭행을 한 것이 아니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관계는 합의에 의해 할 수도 있고, 비합의하에 할 수도 있다”면서 “여자분이 당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은 "(고소 여성) 본인이 맨날 마지막으로 예약한다. 빼도 박도 못하게 제가 퇴근을 해야 하는데"라며 "그분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고 저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환자와 성관계가 5회에 달하나 5회 모두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이 '당한' 것이라는 것. 건장한 남성이 여성에게 억지로, 그것도 5번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한 김현철은 "거절하려고 싫은 내색을 다 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현철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제작진에 "조사 때는 (자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철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여성은 2명. 환자 A씨는 김현철이 갑작스레 제의한 일본 여행에 따라갔다가 피해를 입었다.
A씨는 "눈을 떠보니까 김현철이 제 옆에 누워있었다. 누워서 저를 안고 있고 몸을 만지고 있는 거다.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여기서 싫다고 하면 나중에 치료에도 영향을 줄 거 같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항상 만나면 모텔로 가기 바쁘고 호텔 가고 항상 모든 만남에는 성관계가 포함돼 있었다. 내가 이상해서 '너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니?' '그냥 잠자리 대상으로 생각하니' 이렇게 묻기도 하고, 실제로 그렇게 생각할까봐 혼자 전정긍긍하기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환자 B씨는 "진료 보러 가면 자기가 성관계를 하고 싶은 날은 그냥 진료실 안에서 호텔 예약 사이트를 열어서 맘대로 호텔 예약을 하고 나한테 거기에 가 있으라고 한다"라며 치료 기간동안 무려 5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을 '전이'라고 부른다.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낀다"면서 "해외에서는 '전이'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위해 의사와 환자 간의 성접촉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이를 이용해 환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은 연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갈취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현철은 이뿐 아니라 단기 처방을 하도록 되어있는 마약류 의약품을 한번에 6개월치 가량 처방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급여를 허위청구하기도 하는 등 위법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정신과의사는 유명인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며 눈길을 끌곤 했다.
김현철은 지난해 11월 유아인의 SNS를 보고 '급성 경조증'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고 12월에는 샤이니 종현의 유서를 언급하며
한편, 김현철은 의료법 위반, 협박 등의 혐의로 대구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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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