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대화 끝 원만하게 협의했다. 법적 대응도 없을 것이다."
가수 효린이 학교폭력 논란을 야기한 최초 폭로글 작성자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원만 합의했으니 강경대응 방침도 철회한다는 계획이다. 4일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논란의 종착점은 화해. 하지만 '북 치고 장구 친' 이번 논란 진행 양상에 누리꾼은 어리둥절하다.
효린 소속사 브릿지 측은 학교폭력 논란 관련, “양측의 긴 대화 끝에 원만하게 잘 협의했다”면서 "명예훼손 등 법적대응도 없을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폭로글을 작성한 A씨는 논란 이후 효린과 대화를 통해 쌓인 감정을 풀었고, 더 이상 이 문제로 서로의 상처가 깊어지길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뜻을 같이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글이 올라오며 시작됐다. A씨가 15년 전인 중학교 1학년 때부터 3년간 효린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효린의 졸업사진과 동창생과 주고받은 SNS 메시지 등을 공개한 것.
논란이 불거지자 효린 소속사 측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A씨를 직접 만나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추가글을 통해 직접 만남은 원치 않는다며 전화로 사과를 하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후 A씨가 올린 글은 모두 삭제됐고, 효린 소속사 측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의 일방적인 말에 아티스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측이 입장을 좁히지 못한 사이, 효린의 학폭을 폭로하는 또 다른 증언들이 등장했고,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효린에 대해 대중은 등을 돌렸다. 추가 폭로글 역시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작성자의 일방적 주장이었으나 효린이 적극적인 부인이나 해명을 하지 않음에 따라 의혹의 시선이 쏟아졌다.
물론 효린으로서는 난처한 상황이었을 터다. 어떤 해명을 해도, 최초 폭로만으로도 이미 나락으로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이 효린에게 기대했던 건 평소 사랑받아온 모습 그대로의 솔직 당당하고 진실된 태도, 그리고 학폭에 대한 'YES OR NO'의 답변이었다. 특히 청소년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이돌 출신 가수라는 직업 특성상, 학교폭력이라는 민감한 사회 문제에 연루됐다면 명백한 입장 표명이 선행됐어야 했다.
하지만 정작 대중이 궁금해 한 '학폭' 여부에 대한 해명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에 효린에게 붙은 '학폭 논란' 꼬리표는 계속 그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불과 하루 전까지도 명예훼손 강경대응 으름장을 놓던 효린이 돌연 합의에 도달했다니, 드라마가 따로 없다. 시종일관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 A씨에게, 효린은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선명하지 않은"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 만약 사과했다면
효린과 A씨간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공개될 리 없다. 혹시라도 '원만 합의'라는 아름다운 워딩으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니길 빈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