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현수 “`와이키키2` 국기봉, 가장 큰 변신...피식피식 대중 반응 즐겁더라”

↑ 신현수는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프로야구 2군 선수인 ‘국기봉’을 연기했다.사진|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 신현수(31)는 “‘국기봉’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대중이 나를 보며 피식피식 웃는 느껴진다”며 “되게 즐겁다”고 했다.
최근 종영한 JTBC 월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 게스트하우스 ‘와이키키’의 공동 CEO 겸 프로야구 2군 선수 ‘국기봉’을 연기한 신현수는 ‘뇌순남’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안방극장에 웃음을 몰고왔다.
배역을 많이 타는 편이라는 그는 “‘와이키키’ 하면서는 완전히 상황극으로 살았던 것 같다. ‘똥샀어’ 대사 한 다음 날엔 스태프들도 저를 보지 못하더라. ‘다음 작품 할 수 있겠냐’고 걱정해줬다”고 웃었다
신현수는 '와이키키' 시즌1에서 필립 역으로 특별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대본과 배역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2 제의를 받고 합류를 결정했다. “‘와이키키’ 장르라 할 만큼 유니크하고 좋았던 기억” 때문이다.
그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국기봉’은 데뷔 이후 가장 큰 변신이었다. 그래서 더 특별했던 드라마, 청춘의 한 가운데서 그는 망가짐도 불사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처음엔 대혼란의 연속이었지만 차츰 공감으로 변해갔고,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던 촬영장에 푹 빠져서 살았다. “너무 사랑하게 된 캐릭터” 국기봉을 놓아줘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
“드라마 하면서 이렇게 많이 연습하고 연기에 대한 얘길 치열하게 나눴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거의 처음이었죠. 대학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신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촬영할까’ 연습하고 연습하고 감독님께 보여드리고 절충하고… 풀샷 리허설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연극 연습할 때 같은 느낌이 들었죠. 한 장면 한 장면 그렇게 함께 만들어갔어요. 배우들과 너무 친해져 너무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컸습니다.”

↑ 신현수는 “‘똥샀어’ 대사 한 다음 날 팬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고 후일담을 전했다.사진|유용석 기자

신현수는 지난해 가을겨울 감성 드라마 ‘열두밤’에서 자기 확신으로 가득 찬 낭만주의자 ‘차현호’ 역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서정적인 캐릭터를 섬세한 감정연기로 살려낸 그는, 캐릭터에서 채 빠져나오기도 전에 ‘와이키키’ 촬영장으로 향했다. 이전과는 180도 확 달라진 캐릭터, ‘차현호’에 매료된 팬들에겐 적잖은 충격이었다. 더구나 ‘국기봉’ 역은 가장 연기하기 어렵다는 ‘순진무구 바보’ 캐릭터였다. 걱정과 부담감이 교차했다.
“‘열두밤’ 현호라는 친구는 서정적이고 정적인 친구인데, 갑자기 바보가 되려니 간극이 저조차 크게 느껴졌죠. 오히려 진지하게 대하는 게, 웃기려 하지 않은 게, 포인트라 생각했어요. 안 그러면 너무 작위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첫방송 후 팬들은 멘붕에 빠졌다. “첫회 등장과 동시에 똥을 싸질 않나, ‘똥 샀어’ 하는 멘트까지 날리니 난리가 났다”며 “일부는 지켜줘야 한다고 캡처도 안했다. 그래도 초반엔 팬들이 힘들어했지만 나중엔 귀여워해줬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가진 것도 되는 일도 없는 ‘웃픈’ 청춘들의 성장기를 그린 시트콤 같은 드라마였다. 짠내나는 에피소드와 특유의 병맛 코드로 즐거움을 안겼고, 꿈과 사랑 앞에 포기 대신 긍정 에너지로 무한 직진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시대 청춘들에게 응원과 위로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앙상블은 주요 관전포인트 중 하나였다. 촬영장은 드라마 보다 더 유쾌하고 배꼽 잡는 에피소드로 가득했다. 그는 “이이경을 보면서 ‘이게 와이키키구나’ 싶었다”며 “워낙 에너지가 좋은 배우다 보니 분위기 메이커로 현장을 이끌고 실제 이준기처럼 행동해줘서 고마웠다”고 돌아봤다.

↑ 신현수는 “제 행보가 너무 좋다. 제 삶의 신조가 ‘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다”고 했다. 사진|유용석 기자

극중 차유리(김예원 분)와의 순수한 러브 스토리도 화제였다. 엔딩에서 국기봉은 아빠가 된다. 아이 이름은 ‘국세청’이다. 신현수는 “와이키키다운 결말”이라며 “모태솔로 기봉과 연애 경험이 별로 없는 유리가 서로 위로해주고 힘이 되면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과 출산까지 가는 엔딩이 즐거웠다. 가장 기봉이 유리스러운 결말이 아닌가 싶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나 키스신은 너무 자극적으로 편집돼 깜짝 놀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 신의 주된 포인트는 키스가 아니었죠. 서로 뭉클한 감정이 커서 눈물이 고일 정도로 감정이 큰 상태였고, 입맞춤 정도가 낫겠다 해 찍으면서도 ‘키스가 아닌 것 같다’고 저희끼리 얘기했는데, 편집이 너무 격하게 나와서... 예원 누나랑 본방 보다가 기막혀했죠.”
올해 서른 한 살인 신현수는 조급함이 없다.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면서 앞도 보고 옆도 보고 뒤도 보면서 걸어가고 싶단다.
그는 “제 행보가 너무 좋다. 제 삶의 신조가 ‘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다. 너무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놓치는 게 많을 것 같다. 느리더라도 하나하나 느끼고 가고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시절 인연’에 대한 얘길 꺼냈다. “상황이나 인연을 바꾸려고 해도 순리대로 가게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거스르려고 해도 만나게 될 인물은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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