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과 ‘알라딘’이 양강체제를 확립하며 극장가를 휘어잡은 가운데 할리우드 정통 간판 시리즈들이 반격에 나섰다.
과감히 세대교체에 나선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과 마성의 매력을 지닌 ‘존윅3: 파라벨룸’이 바로 그 주인공. 그 중에서도 ‘존윅3’는 이번에도 명성에 걸 맞는 퀄리티와 개성으로 기대감을 높인 반면, ‘맨 인 블랙4’는 화려해진 외관에 비해 엉성한 내실이 다소 아쉬움을 자아낸다.
작품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는 별개로, 정작 관객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으며 새로운 흥행 강자로 우뚝 설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존윅3: 파라벨룸’은 전설이 된 킬러 ‘존 윅’이 룰을 어긴 죄로 현상금 1400만 불이 붙고 전 세계 모든 킬러가 그를 노리자,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매트릭스’로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가 격한 슬럼프를 경험한 그를 재조명하게 한 ‘존윅’의 세번째 에피소드.
영화는 액션 오락물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올인 한다. 액션에 가장 큰 공을, 쉬운 스토리에 다양한 캐릭터와 센스 넘치는 B급 유머로 맛깔스럽게 양념을 쳤다. 킬링 타임용 무비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편, 촘촘한 스토리와 개연성에 큰 기대를 건다면 실망할 여지가 다분하다.
지난 12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이하 ‘맨 인 블랙4’)는 박스오피스 2위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하루 만에 ‘알라딘’에 밀려 3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아쉽게도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맨 인 블랙3’(2012) 이후 7년 만에 나온 이번 영화는 1997년 첫 선을 보인 ‘맨 인 블랙’의 네 번째 에피소드.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한 외계인이 정부 비밀기관 감시를 받으며 지구 곳곳에 살고 있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코믹 SF 액션 첩보물로 시작된 시리즈는 독특한 상상력과 매력적인 B급 유머, 시원한 액션과 호감 캐릭터들로 큰 사랑을 받았다.
미국을 배경으로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남남(男男) 콤비를 내세웠던 지난 시리즈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남녀 콤비를 내세워 야심차게 세대 교체를 꿰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토르 역으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크리스 헴스워스와 발키리 역의 테사 톰슨이 외계인을 감시하는 비밀 정부 기관 MIB의 에이스 요원 H와 신참 요원 M 역을 맡아 신선한 조합을 자랑한다.
‘외계인VS인간요원’ 이란 기본 골자에 B급 유머와 최첨단 액션을 바탕으로 한층 화려해진 볼거리, 여성주의 세계관을 입힌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합류로 제대로 진화를 꿰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배우의 신상 케미는 썩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이 대다수다. 진부한데다 지극히 일차원적이고 B급 유머 역시 시종일관 삐끗하며 웃음을 빗겨나간다.
그럼에도 오랜 만에 만나는 외계인 군단은 SF다운 다채로운 볼거리로 숨통을 틔게 해준다. 자유자재 모습을 변신시킬 수 있는 악랄한 외계인 종족 하이브부
개봉 첫 주말을 기점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그것이 어떤 입소문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