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계약직 아나운서 직장내 괴롭힘 증거無, `방송 외 업무` 배정"[MK현장]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MBC가 '직장 내 괴롭힘' 1호 진정을 낸 계약직 아나운서들에 대한 조사 결과, 괴롭힘 증거는 없었다며 고유 업무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는 MBC 경영상황 및 직장내 괴롭힘 조사 결과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법무부장 최진훈, 기획조정본부장 조능희, 정책기획부장 정영하가 참석했다.
이날 정영하 부장은 "전문 계약직 아나운서 7명(이하 신고자)이 지난 15일 오후 10시 58분에 최승호 사장에게 직장내 괴롭힘 신고 메일을 발신했다"면서 18일 외부 변호사와 내부 인물 2인 등을 위원으로하는 조사위원회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신고자들의 요청으로 신고자 대표 2인을 면담했으며 회사 관계자를 조사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첫날인 지난 16일 2016~2017 MBC 입사 전문계약직 아나운서 7명은 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냈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MBC 상암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으나 업무 배정을 받지 못한채 사실상 격리된 상태이며 사내 전산망 접근 및 출퇴근 등 근태 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 괴롭힘'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하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거나 인터넷 사내 네트워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다.
조사위는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따라 이들이 임시로 지위를 인정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규 직원과 동일한 조항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1심 소송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임시 처우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이며 신고자들의 괴롭히기 위해 시행됐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나운서들의 고유 업무 중 적절한 직무를 부여할 것"과 "아나운서국 사무실 배치"를 권고했다.
이에 정영하 부장은 "오늘(31일) 아나운서국에서 업무 부여를 위한 면담을 진행한다"고 시정 권고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책상 배치 등에 대해서는 "아나운서국에 남은 책상이 3자리"라며 "책상을 재배치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아나운서국이 두 공간을 써야 할 것같다. 전문계약직 아나운서들을 우선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MBC 내 6~7개 국이 공간상의 문제로 두개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나운서국의 특별한 사랑은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업무를 받게 됐으나 방송에서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 부장은 "캐스팅은 제작진에 권한이 있다. 이에 대한 권한은 아나운서 국장에게 없다"고 에둘러 말했다.
조능희 본부장은 "방송이 아닌 '아나운서 고유의 업무'를 부여할 것"이라며 이들의 방송 출연에 대해 선을 그었다. 조 본부장은 이들이 임시 근로자 지위에 있다며 "6개월 이상 출연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또 이미 아나운서들이 방송에서 자리를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을 위해 기존 아나운서들의 자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진훈 법무부장은 2012년 프리랜서 앵커로 근무한 사람이 최근 근로자로 인정받아 복직을 하는 사례와 이번 사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죄 법무부장은 "최근 1심에서 2012년 사례에 대해 무기 계약직으로 된 것이 맞다는 판결을 받았다. 항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근로자와는 복직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 계약직 아나운서의 사례와는 다르다.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오는 8월 13일 1차 변론이 진행된다. 판결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MBC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적자 규모가 800억~9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조직을 축소하고 임원들의 임금 인하 등 자구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간광고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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