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했던 그리고 딱 기대만큼의 재미와 완성도를 갖춘 ‘타짜 : 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의 귀환이다. (예상도 기대도) 다 뛰어 넘은 건 독보적인 존재감의 류승범 뿐.
인기 시리즈 ‘타짜’의 세 번째 이야기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이 베일을 벗었다. 전설적인 ‘타짜’와 기대 이하의 ‘타짜2’ 사이 딱 중간 지점에 있는, 어떤 의미로든 ‘적절한’ 수준의 만족감을 안길 무난한 킬링타임용 오락물이다.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이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 하는 이야기. 타짜였던 혹은 타자가 되고 싶은 아니면 타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어찌됐든 타짜들의 세계 속에서 아니면 그 언저리에서 방황 중인 주인공들이 운명처럼 만나 벌린 판을 그린 범죄 오락물.
판의 설계자 애꾸(류승범)부터 그의 도움 아래 위험한 판에 껴들게 되는 도일출(박정민), 현직 제비인 셔플의왕 까치(이광수), 푼수지만 깡다구 하난 남부럽지 않은 사기꾼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 원장(권해효), 치명적인 매력의 마돈나(최유화) 등 ‘타짜’ 시리즈답게 개성 강한 각양각색의 캐릭터이 등장해 끝없이 흥미를 유발한다.
어둡고도 묵직했던 분위기를 한층 톤 업, 기존의 세계관은 약화된 반면 오락적 재미를 극대화시켜 전반적으로 가볍고 젊어졌다. 인물의 전사, 인물 간 관계 및 케미를 비롯해 스토리의 전개를 단순화시키고 반전의 연속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포커’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친절한 연출 덕에 몰입에도 어려움이 없다.
다만 이 같은 현란한 캐릭터의 향연과 각종 볼거리, 반전이 다소 익숙한 설정의 연속이라 감흥 또한 ‘괜찮은’ 수준에서 그치고 만다. 진부할 정돈 아니지만 신선할 것 역시 없는, ‘알면서도 보는’ 재미들로 가득한 것. 특출하게 돋보이는 강점도, 도드라지게 거슬리는 단점도 없는, 무난한 매력이 무한 발산된다. 대부분의 캐릭터가 강렬한 등장만큼의 깊은 여운을 주지 못한 채 퇴장하는 맺음새가 다소 아쉽다.
무엇보다 시리즈의 명성이나 을 과도하게 의식한 탓인지 상징적 요소들을 똑똑히 활용했음에도 정작 ‘원 아이드 잭’만의 정체성은 제대로 찾지 못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잔인하고 수위 높은 장면이 다수 등장하지만 이 또한 전작의 패턴을 반복, 더러 호불호가 갈릴 만한 군더더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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