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몸집에 개성마저 묻혀버렸다. 업그레이드가 아닌 다운그레이드. 그저 인기 TV 시리즈를 압축해 스크린으로 옮겨왔을 뿐, 영화화로 인한 차별화된 강점은 찾기 힘들다. 높아진 기대치가 오히려 독이 된, ‘나쁜 녀석들: 더 무비’다.
영화는 호송차량 탈주 사건의 발생으로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뭉친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강력 범죄자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한다’는 동명의 원작 드라마의 세계관과 주요 캐릭터를 차용해 스크린 버전으로 변주시켰다.
몸집을 한껏 키워 코믹함을 강조하고 캐릭터도 한층 과장시켰다. 오락성은 극대화 해 전반적으로 원작의 톤을 업 시킨 반면 다양한 인물 간 서사와 사건을 해결해 가는 여정은 느슨하고도 진부하다. 강렬한 캐릭터들이 한데 모여 폭발적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그것이 매혹적인 하모니를 이루지 못한다.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이 의아한 잔인한 폭주가 114분 내내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기대만큼의 통쾌함이나 몰입감을 선사하진 못한다.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들의 강렬함, 시원한 액션과 단순한 얼개, 야심찬 반전들 모두 딱 예상했던 그 정도의 수준에서 무난하게 펼쳐진다. 예상을 깬 건, 검증된 장점들을 모아 스크린으로 옮겼음에도 업그레이드 된 지점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오히려 드라마로
유일한 미학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마블리의 액션을, 대세 장기용의 거친 매력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오는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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