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광 감독이 원작 만화와 '타짜' 시리즈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허영만 화백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타짜’(2006, 감독 최동훈)와 ‘타짜-신의 손’(2014, 감독 강형철)은 타짜들의 승부 세계를 짜릿하고 화려하게 담아내며 연달아 흥행에 성공, 추석 대표 오락 영화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2019년,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이 극장가를 찾았다. ‘타짜3’의 메가폰을 잡은 권오광 감독(36)은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타짜3’는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기존 시리즈와 달리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을 바꿨다.
그뿐만 아니라 카드로 팀원들을 모은 애꾸(류승범), 전설의 타짜 ‘짝귀’의 아들 일출(박정민), 손기술이 화려한 사랑꾼 까치(이광수), 연기와 말발로 상대를 홀리는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원장(권해효)까지 5명의 ‘원 아이드 잭’ 팀이 팀플레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권오광 감독은 원작과 전작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고, 고등학교에서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니까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영화감독을 준비한 게 10년이 넘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타짜’라는 영화로 컷 분석을 했다. 상업 영화를 공부할 때 교과서 같은 영화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속편 제안이 왔을 때 피하거나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지금 못하면 앞으로도 못할 것 같았다. 지금 만들어보고 싶었고,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 권오광 감독이 화투에서 카드로 이야기 변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타짜3’는 카드를 소재로 한다. 그는 “원작에서 많은 부분을 빌렸다. 원작만화에서도 3편은 포커로 가고 4편이 카지노로 간다. ‘원 아이드 잭’을 연출하면서 세계를 확장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전 세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펼쳐놓은 세계를 다른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화투에서 포커로 이동하는 것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들도 그렇고 이렇게 변주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런 가능성을 여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배우들도 많고 원작이나 전작에 대한 부담감도 힘들었죠. 배우들과 스태프를 믿고 했어요. 부담감을 의식하면 안 될 것 같았고요. 주조연도 8명이 되는데 다들 스타일이 다르니까 어떻게 하나의 영화에 녹일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배우들 스타일도 다르잖아요. 좋은 배우들이랑 작업했고, 이번에 작업하면서 감독이 배우에 따라 연출 스타일을 바꿔줘야 연착륙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권오광 감독은 영화 속에 ‘타짜’ 전편을 본 관객들이 보면 재미있을 대사나 상황 등을 숨겨놨다고 밝혔다. 그는 “잘 찾아보면 1편과 2편의 인물들이 했던 대사도 있다. 미장센이나 여러 가지 숨겨놓은 것들이 많아서 팬들이 찾아보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권오광 감독은 여성캐릭터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에 대해 계속 고민해봐야 할 숙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
원작과 ‘타짜’ 시리즈의 매력을 이어받으면서 변주를 시도한 권오광 감독. 물론 원작과 달라진 부분도 많다. 그는 “애꾸와 마돈나가 연인이었던 버전도 있다. 그 중에서 이거라고 생각한 것이 지금 버전이다. 모든 시작이 일출이 아버지 짝귀의 돈가방으로 시작해서 돈가방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여성 캐릭터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고, 젠더 감수성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권오광 감독은 마돈나 캐릭터나 여성 캐릭터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에 대해 “이 영화의 큰 고민이었다. 원작만화도 그렇고 그 전 영화들 캐릭터들과는 다른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면서도 “여전히 숙제다. 여성 캐릭터를 단순히 소재로 쓰고 싶지 않지만, 장르 안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저도 노력했다. 이게 최선이었을까 싶기도 하다. 앞으로 영화를 만들면서도 계속 숙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타짜3’를 만드는 건 감독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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