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일성 촬영감독 사진=제24회부산국제영화제 |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9층 문화홀에서는 제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을 여는 정일성 촬영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1957년 데뷔해서 미학적 촬영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 촬영감독 최초로 회고전을 열게 된 정일성 감독은 “영화를 한 지 60년이 넘는다. (회고전을 열게 돼) 개인적으로서 영광이다. 모든 촬영 감독에게도 제가 계기가 돼서 좋은 촬영 감독들이 회고전을 했으면 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약 50여년 간 영화계의 버팀목이 된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영화의 인생을 보면 격변이 많았다. 저는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어나서 해방된 것을 봤다. 해방되자마자 무정부상태, 좌익과 우익이 팽배한 시기, 그리고 독재정치,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까지 그 과정에서 영화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 긴장 속에서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영화를 통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그런 정신 무장을 할 수 있었다”라며 “고통과 슬픔 우리 세대 통해서 영화를 하는데 많이 도움 됐다”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랜 시간 동안 영화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저는 원칙주의자였다. 형식이 중요했다. 리얼리즘 속에서도 판단이 없으면 안 된다. 제가 세웠던 원칙은 한 번도 져버린 적 없다. 지금껏 유지해왔던 것이 제가 오래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영화상 기술적으로 영화가 발달되면서 좋은 영화들이 탄생되고 있다는 점에 자랑스럽다는 정일성 촬영감독. 그는 “제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영화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촬영했던 영화 중 다시 정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나를 모르는 젊은 감독과 함께 했으면 한다. 길이 없는 들판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서편제’를 비롯해 ‘취하선’ ‘천녀학’ 등 압도적인 아름다운 영상미가 인상적인 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나는 이 땅의 태어나 산 사람들의 아픔을 감동적으로 찍어낼 수 없을까 고민한다. 어떻게 촬영을 했으면 하는 가 늘상 생각했고, 숙제처럼 다가왔다. 제가 찍은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이야기 한다. 그런데 저는 아름답게 찍으려고 노력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서 “오히려 아픔을 어떤 앵글로, 카메라 포지션으로 아픔을 극대화 시켜 우리 역사의 이어짐을 보여줄 수 없을까 초점을 맞췄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미국 영화의 아류작을 찍고 싶지 않다. 흉내 내는 것 같기 때문에. 그래서 남의 영화를 일절 보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모방한다는 게 자존심이 상한다. 내가 보고 나도 모르게 모방에 휩쓸려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 영화계 미래에 대한 전망과 후배들 향해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며 뜻 깊은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정일성 촬영감독의 회고전에서는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
부산 우동=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