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tvN 불금시리즈 ‘쌉니다 천리마마트’(극본 김솔지, 연출 백승룡)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기발한 상상력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에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듣도 보도 못한 해결법을 만들어내고 웹툰에서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상상력을 독특한 방식으로 눈앞에 펼쳐놓는다. 지난 방송에서 기존 드라마의 틀을 깬 창의적 발상으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게 한 장면 셋을 꼽아봤다.
#1. 진상 손님과 일진 퇴치에는 피리 연주?
어느 가게든 진상 손님은 골칫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여기에 동네 일진들까지 모인다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 천리마마트도 무료 오락실 때문에 진상 손님 뿐 아니라 동네 아이들과 일진들까지 모여 난장판이 됐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해지려는 찰나, 정복동(김병철 분)이 나타나 대뜸 피리를 꺼냈다. 그리곤 피리 연주로 아이들을 유인해 경쟁사인 히드라마트에 ‘드랍’시킨 정복동. 폭력이나 협박, 고성방가나 출입금지 팻말이 아닌 동화 속 ‘피리부는 사나이’를 문제 해결법으로 생각해낸 귀여운 상상력에 시청자들도 무릎을 쳤다. 정복동의 선곡 또한 범상치 않았다. 국악 버전 ‘아기 상어’에 시청자들도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유쾌하게 천리마마트의 평화 회복을 지켜볼 수 있었다.
#2. 절 중의 절, 그랜절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엔 예부터 무릎을 꿇고 엎드려 상대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표하는 ‘큰절’이 있다. 그러나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더욱 극진한 예의를 보이기 위해 ‘절 중의 절’이라는 ‘그랜절’을 창시했다. 바닥에 머리를 대는 것을 넘어 아예 물구나무를 서는 것이다. 천리마마트에 민생조사를 나온 국회의원 김치아(우현 분)에게 점장 문석구(이동휘 분)는 부디 잘 봐달라는 의미로 이 그랜절을 올렸다. 웹툰으로만 보던 그랜절의 모습이 실사로 눈앞에 펼쳐지니 “진짜 이걸 해냈다”며 모두가 빵 터졌고, 기상천외한 인사법에 “경이롭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한편으론 작은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와서 거들먹거리는 국회의원에게 묘기에 가까운 인사를 하는 모습이 ‘비꼬기’를 시전하는 것 같아 풍자적 재미까지 더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웃음과 함께 통쾌함까지 담아낸 전무후무한 장면이었다.
#3. 차에 털이 난다? 기상천외 자동차 왁스!
첫 회부터 대머리 치료제도 아니고 바르면 털이 나는 자동차 왁스를 출시하겠다는 DM그룹 김회장(이순재 분)의 황당한 얘기를 들었을 때 아마 모든 시청자들이 그 자리에 있던 DM그룹 이사진처럼 생각했을 것이다. “회장이 치매끼가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만.” 그러나 그저 장난으로 얘기한 줄 알았던 발모 자동차 왁스는 진짜로 출시됐고, 수북하게 털로 뒤덮인 자동차를 현실화했다. 자동차에 털이 난다는 발상도 독특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구현해낸 방식 또한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쌉니다 천리마마트’ 매주 금요일 밤 11시 tv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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