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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 가감없이 보여준 덤덤한 서사의 힘 [M+인터뷰]

기사입력 2019-11-03 17:23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젠더 논란이 있었던 원작 소설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은 우려 섞인 시선을 담백한 서사로 잠재우며,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선사했다.

원작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젠더 논란으로 사회에 화두를 던진 작품이다. 이 소설이 영화화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누리꾼들은 평점 및 출연 배우들 SNS 테러를 하며 거침없이 반발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영화는 원작의 결을 그대로 살리되 담백한 서사로 메시지에 집중했고, 이는 관객에게 통했다. 3일 오전 기준 영화진흥위원에 따르면 누적관객수 226만 명을 돌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하게 된 김도영 감독은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적 구조의 문제를 다루려고 했으며, 인물의 서사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김도영 감독은 영화를 통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전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호평이 담긴 ‘82년생 김지영’의 후기와 감상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반응이 남다르지 않나.

김 감독 : 사실 영화 장편이 처음이라 스코어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인들이 저한테 충고하기를 ‘최대한 정성껏 만들고 하늘에 맡겨라’고 했다. 만든 사람으로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데 의미가 있지 않나. 막연하게 기대하는데 (인기가 많으니) 실감이 안 난다.

Q. 이 영화를 만들면서 감독의 중심적 사고가 있어야 했을 거고, 중점을 두고 만들어야 했을 것 같다.

김 감독 :이 영화가 상징성이 있는 작품이지 않나. 그래서 굉장히 그 상징에 맞는 무게감을 가지고 날카로움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영화가 (원작보다) 좀 더 순하다는 말이 많다. 그래서 괜찮을까 고민을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영화를 보시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반응이 정말 좋은 것 같다. 특히 영화는 2시간 안에 앉아서 서사를 따라가야 하는데 톤의 매너가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역시 원작의 결처럼 담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분하기보다 관객들을 보게 하는 게 중요했다. 그래서 중심 서사는 빙의라는 문학적 장치가 병보다 말을 잃어버리는 자. 자신의 언어를 잃어버리는 여자가 말을 하게 하는 것까지가 저희 영화인 거 같다.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그녀를 말을 잃게 하였는가가 단지 남편 아빠보다 사회구조, 몸담고 있는 풍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격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했고, 친절하게 이야기 했다.

Q. 원작의 어떤 부분에 이끌려 연출을 맡게 됐나.

김 감독 : 원작 소설을 봤을 때 ‘띵’ 하더라. 제 단단한 의식이 쪼개지는 순간,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 왔다. 그 균열이 소설을 읽을수록 커지고 선명해졌다. 제 삶을 떨어져 나와서 보게 된 거 같다. 저희 엄마, 제 친구들 등 ‘어떤 풍경 속에 왔구나’라는 걸 느꼈다. 하루하루 길을 걷느라 몰랐는데 ‘이런 풍경 속에 놓여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작이 갖고 있는 문체가 담담하고 건조하지 않나. 그래서 더 감정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했다.

담담한 서사, 그렇기 때문에 정유미, 공유 등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했을 것 같은데.

김 감독 : 배우들이 상상도 못한 지점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 (정)유미 배우도 너무 잘했다. 배우들이 합이 잘 맞는 순간이 오면 그 신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다. 그래서 음악이 최대한 빠져 있는데 그걸로도 충분했다. 신파 취향이 안 좋아하는데, 감정신에서는 오롯이 집중해서 최대한의 해주셔야 하는데 제가 딱히 뭐라고 할 일이 없었고, 너무 의외로 쉽게 찍었다. 이미 준비를 잘했고, 테이크 많이 가지 않아도 좋았다.

정유미 배우는 볼 때마다 감탄했다.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오래했고, 많은 연기자들을 봤는데 정유미 배우는 맑고 힘이 하나도 안 들어가 있다. 정말 저한테는 없는 타고난 뭔가가 있다. 얼굴도 많은 이야기를 한다. 어떤 신에 대한 기대나 상상이 있는데 그걸 뛰어 넘는 게 있다. 놀라웠다. 공유 배우는 너무 즐겁다. 되게 똑똑하다. 어떤 신에서 배역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다. 배우로서 두 배우다 비범한 게 있는 거 같다. 부러운 지점이다. 비범함을 캐지 않아서 그렇지 스펙트럼이 넓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관객들의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며, 극의 메시지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극중 김지영의 남편 대현의 행동에도 많은 디테일이 숨겨져 있었다.

김 감독 : 주변 남자들을 보면 아내를 안 사랑해서가 아니라 특별히 인지가 없어서 하는 행동, 그런 부분이 짚일 수 있었으면 했다. 한국적 문화에서 자랐으니까 특별히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디테일이 짚었으면 했고, 다만 억지로 짚였다고 티를 안내려고 했다. 보는 사람은 안 보일 수 있지만 이 장면을 강요하지 않아도 볼 수 있고, 아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믿음대로 아시는 거 같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게 짚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공 배우가 잘 해줬다. 공 배우님이 대현 역을 맡으셔서 다행이다.

Q. 이 영화를 세상에 내보이고 가장 뿌듯한 순간이 있었나.

김 감독 : 리뷰를 보면 재미있었던 게 경험치마다 달리보이는 것 같다. 일반적인 상업처럼 한 감정보다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감상을 만들어내고, 생각을 만들고, 더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거 같다. 평범한 여자의 이야기가 어떻게 영화로 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다. 평범한 여자가 역경을 겪는 서사인데, 악인도 없어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원작의 결을 잃지 않은 것을 잘한 것 같다.

김도영 감독의 차기작,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있다.


감독 : 저는 지영이처럼 제 말을 하고 싶다. 그 말이 서툴지만 제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할 말은 하고 싶은 말은 감독이 됐으면 한다. 어떤 장르에 담긴다고 하더라도 내 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는 생각이 있다. 지영이 처럼 자기 말을 하도록 하겠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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