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퍼 지코의 ‘THINKING’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지코가 음악, 사업 등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KOZ 엔터테인먼트 |
지코는 지난 9월 30일 첫 정규앨범 ’THINKING’ Part.1을 공개한데 이어 지난 8일 첫 정규앨범 ’THINKING’ Part.2를 발매했다.
두 파트로 나누어 앨범을 발표한 그는 하고 싶은 말이 쌓였던 듯 보였다. 자신의 내면을 투영해낸 10트랙의 곡들을 통해 사랑, 고독, 이별, 고민 등을 말하며, 그동안 털어놓지 못한 속내를 보다 솔직하게 털어놨다.
Q. 파트를 나눠서 발매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래퍼 지코의 ‘THINKING’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지코가 음악, 사업 등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KOZ 엔터테인먼트 |
지코 : 요즘에 음악 소비가 빨라졌고, 다들 살아가는 것 자체에서 호흡도 가빠졌기 때문에 열곡에 달하는 다양한 장르와 방대한 메시지를 한 번에 공유하는 건 많은 양의 정보를 한 번에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리스너들이 많은 곡을 한 번에 접하면 피로감도 있을 것 같아서 나눠서 냈다. 긴 호흡으로 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Q. 얼마나 오래 준비를 하신건가요?
지코 : 올해 초에 1월부터 작업을 하게 돼서 지난 9월 트랙이 완성됐다.
Q. 파트를 어떤 기준으로 나눈 건지도 궁금하네요.
지코 : 앨범 파트1은 자연스럽게 이 앨범을 즐길 수 있도록 평소에 지코의 스타일을 유지했고, 파트2부터는 본격적으로 제 생각이 담긴 곡으로 구성했다. 가볍고, 친절하게 앨범의 포문을 열고,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과정을 담아내듯 담아냈다.
Q. 첫 정규앨범이라 부담되고 힘도 들어갔을 것 같아요.
지코 : 오히려 반대로 정규앨범이기 때문에 힘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텐션을 덜어내야지만 앨범의 완급조절이 될 것 같았다.
↑ 래퍼 지코의 ‘THINKING’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지코가 음악, 사업 등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KOZ 엔터테인먼트 |
Q. 앞서 말한 것처럼 이번 앨범에는 감성적인 노래들이 눈에 띈다.
지코 : 이번 앨범에는 신나는 거나, 쾌감을 자극하는 트랙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그런 트랙을 쓰고 싶었다. 신나는 가사들, 사운드 적으로 타격감 있는 것을 만들기도 했는데 가사를 쓰는 제 모습이 신나는 척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솔직한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저와 대중들의 니즈(NEEDS) 채워주기 위해서 랩으로만 이뤄진 트랙도 작업했다.
Q. 달라진 음악의 변화, 마음의 변화가 있었던 건가요?
지코 : 이전에는 파트 랩을 많이 했고, 전달하는 메시지가 많았는데 느껴지는 감정에 주목하다 보니까 (기존 제가 보여줬던 음악과 달리) 결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앨범 작업하는 방식이 달라졌고, 사운드 적으로 쾌감을 주기보다 공감을 주려고 했다. 그래서 감성적인 트랙위주로 하게 됐다. 또 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일부러 기피하고 알고 싶지 않았던 부수적 감정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음악이 달라진 것 같다.
Q. 기피하고 싶었던 내면이라면?
지코 : 모든 부분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적인 면, 공적인 면도 그렇다. 어렸을 때는 두려움보다 목표의식이 앞서서 제가 위협을 느끼는지 조차 못 느낄 정도로 둔했다. 해를 거듭하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더더욱 민감해지는 것 같다. 기피하고 싶거나 은연중에 무시하려고 노력했던 감정들을 방치하고. 쌓여서 저를 해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것을 꺼내놓고, 훨훨 털어 내보자는 일념으로 만들었다. 특정한 계기보다 제가 겪었던 일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음악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던 것 같다.
Q. 파트2의 타이틀곡 ‘남겨짐에 대해’은 어떤 곡인가요?
지코 : 남겨짐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이 곡을 만들고 반주와 멜로디가 나오게 됐는데 그 이후에 딱히 호기심이 들 만한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생각에 잠겼다. 그럴 때마다 한강에 나가 산책했다. 밤 시간대다 보니까 시간이 지나니 제 주위에 아무도 없더라. 그때 남겨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현 듯 남겨짐이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고, ‘남겨지다’는 말은 사랑하는 이로부터 헤어짐이 있을 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여기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봤고, 이야기를 하는데 섬세하게 표현했다.
↑ 래퍼 지코의 ‘THINKING’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지코가 음악, 사업 등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KOZ 엔터테인먼트 |
Q. ‘남겨짐에 대해’에 배우 배종옥이 출연했는데, 섭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요?
지코 : 뮤직비디오를 구성하는 와중에 배종옥 선생님이 떠올렸다. 제가 출연하거나 남여 주인공의 회상신으로 표현되면 조금 진부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표정 하나만으로도 서사가 담길 수 있는 배우인 배종옥 선생님이 생각이 나더라. 저와는 전혀 친분이 없었다. 제 곡을 듣고 흔쾌히 수락하셨다. 제 노래를 많이 접하지는 않으셨다고 하지만 이번 노래를 듣고 긍정적으로 생각했다고 하셨다.
Q. 노래 많이 늘었다는 팬들의 평도 있었는데.
지코 : 노래를 하는 이유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라기보다 감정을 표현하는 게 노래가 유용하더라. 직접적이고, 간결하고,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랩보다 멜로디를 사용하다 보니까 노래도 예전보다는 는 것 같다.(웃음)
Q. 지난 1월 1인 기획사를 설립했잖아요. 자신의 앨범을 구상하고 제작하는데 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지코 : 사실은 이전 회사에 귀속되어 있었을 당시에는 창작물을 최대한 발전시켜 최상의 앨범을 만드는데 기울였다면, 지금은 회사 내 운영자금을 생각하면서 움직인다.(웃음) 욕심이 난다고 과하게 지출하는 것 또한 지장이 있기 때문에 앨범 제작 했을 때 앨범 표지의 제질의 가격까지도 생각하게 되더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비용이 들긴 하더라.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을 제작하면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나요?
지코 : 포기할 수 없는 것? 의상에 대해서는 많이 포기했다.(웃음) 평소와 다르게 화려한 옷을 입지 않는다. 콘셉트의 일환이지만 부수적인 것을 덜어내고자 했다. 의상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지 않게 되더라. 한편으로는 (화려하지 않은 의상이) 앨범을 구체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제가 포기할 수 없는 건 뮤직비디오다. 정규 앨범이면 두, 세 개면 되는데 저는 다섯 개 정도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Q. 1년 동안 1인 기획사 대표로 있으면서 애로상황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코 : 아무래도 최종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기에 거기에 있는 책임이 저한테 있다. 누군가에게 책임 전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 래퍼 지코의 ‘THINKING’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된 가운데, 지코가 음악, 사업 등 그동안 말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털어놨다. 사진=KOZ 엔터테인먼트 |
Q. 사업적 멘토가 있어요?
지코 : 사업적 멘토는 아직은 없는 거 같다. 조언을 구할 분들이 많은데 제가 설정한 방향성에 대해 스스로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
Q. 새 아티스트를 발굴할 생각이라면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
지코 : 한 가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마이너, 메이저 감성을 전체적으로 어우를 수 있는 친구들이나 아티스트가 좋을 것 같다.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는데 활동 제약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데리고 오고 싶다.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키워 나갈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아이돌 했던 친구들도 상관없다. 가능성은 모두 열어두고 있다.
Q. 인간 우지호와 가수 지코 닮은 점이 있나요?
지코 : 지코는 두려움이 없고, 자신감이 가득하지만 우지호는 고민이 상당히 많고, 자기가 어떻게 해야 본인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친구다.
Q. 자신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지코 : ‘저렇게 생겼기 때문에 저럴 거야’ 이런 것들? TV에서 비춰지거나 음악으로 비춰진 외향적 모습 때문에 빚어진 오해나 해석들에 대한 건 바로 잡고 싶다.
Q. 현재 V라이브를 통해 근황을 전하는데, 편견을 깨는 데 한 몫 해요. 원래부터 이쪽에 관심이 많았나요?
지코 : 관심이 많지 않았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어색하게 담긴다. 브이로그를 하시는 분들은 말재주도 좋고, 노련하지 않나. 저는 그런 감각이 발달되지 않아서 어색하다. 그런 점에 더 재미를 느끼신 거 같다. 제가 여태까지 음악을 내고, 지코로 활동한 것을 따져보면 활발한 편은 아니었다. 음원을 내면 끝이었다. 음악방송 나가고, 음악을 내는 게 전부였다. 오랜 시간동안 팬들이 기다렸으니 음악 외에도 (팬들이) 접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으면 했다. 그리고 대표가 됐기에 하고 싶은 것만 해서도 안 되고 하기 싫은 것을 꺼려하면 안 된다. (뉴미디어 콘텐츠 도전에) 망설였는데 해보니까 해볼 만한 것 같다.
Q. 다양한 활동을 성실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곡 작업할 때 성실하게 하는 편인가요?
지코 : 부지런하게 움직이다가도 게으를 때가 있다. 다른 분들은 저한테 성실하게 산다며 ‘언제 쉬냐’고 하더라. 앨범 때는 제 열정을 쏟아 붓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휴지통에 집에 넣는다.
Q. 곡 작업 의뢰도 많이 들어오실 것 같은데요.
지코 : 많이 들어온다. 히트곡 하나가 나왔는데 그건 잘 될 것 같다.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팀으로 부르면 좋은 곡인데, 다들 생각하는 방향과 목표가 달라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 곡은 확실하다.
Q. 이번에는 어떻게 활동하실 계획인가요? 음악방송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을까요?
지코 : 딩고와 같은 뉴미디어로 간간히 노출할 거다. 라이브 콘텐츠로 할 거다. 새로운 시대지 않나. 음악을 소비하는 방향이 달라졌는데, 그쪽으로 노출을 할 예정이다. 라디오도 몇 군데 출연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앨범의 무대는 제가 원하는 이미지를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콘서트에서 보여주고 싶더라. 음악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한 아쉬운 부분을 콘서트에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
Q. 앨범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지코 : ’THINKING’은 지코의 흔들림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흔들림에서 나오는 여러 고민들을 담아낸 앨범이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