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커튼콜] 뮤지컬 ‘빅피쉬’, ‘부성애’란 이름의 짜릿한 판타지 동화
어릴적 아버지를 떠올려보면 ‘아빠 어렸을 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시작되는 다양한 이야기를 했더랬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인지, 실제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대다수라 웃어 넘기기에도 민망스런 이야기들 말이다.
뮤지컬 ‘빅피쉬’ 속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가 딱 그 시절 아버지와 같다. 에드워드의 모험담은 현실을 뛰어넘는다. 거인, 마녀, 인어, 늑대인간과 만나서도 살아난 에드워드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서 신과 같은 인물이지만, 아들인 윌에게는 질릴만큼 한심한 인물이다.
그러다 에드워드가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아들 윌은 아버지의 에드워드의 이야기의 진실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그리고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나서는 여정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결국 이야기는 아버지는 아들에게 위대한 사람이고 싶어한다는 점, 누구보다도 부성애가 가득한 인물이라는 점, 아버지는 큰 물에서 노는 ‘빅 피쉬’가 되고 싶었지만 이를 이루지 못했고, 자신을 대신해 아들 윌이 ‘빅 피쉬’가 됐으면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아들을 위해 허풍쟁이가 됐던 한 아버지의 부성애는 감동적이다.
뮤지컬 ‘빅피쉬’는 다니엘 월러스의 원작 소설(1998)과 두터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팀 버튼 감독의 영화(2003)로 잘 알려져 국내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스토리다.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6년 만에 한국 정서에 맞는 새로운 스타일로 재탄생 됐다.
다만 초연 무대라 스토리를 채 다듬지 못해 1막이 길어 지루한 면이 있고, 현실과 과거를 오가는 스토리에 혼란스러운건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2막에서 모든 이야기의 존재 이유인 ‘부성애’가 전면에 드러나며 아쉬움을
낭만적인 허풍쟁이 에드워드 역에는 남경주, 박호산, 손준호가, 에드워드의 아내 산드라 역에는 구원영, 김지우가, 진실을 찾는 아들 윌 역에는 이창용, 김성철이,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윌의 약혼자 조세핀 역에 김환희가 출연한다.
뮤지컬 ‘빅 피쉬’는 2020년 2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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