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국제도시' 송도
송도국제도시 개발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의 충돌이다.
두 회사는 2004년 NSIC라는 합작사를 만들어 송도 안에서도 '최고의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1공구와 3공구 두 곳의 개발을 맡았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송도컨벤시아, 아트센터, 센트럴파크 등 핵심 랜드마크 시설이 많은 곳이다.
현재 전체 땅의 68%가 개발이 완료된 상태인데, 나머지 개발에 있어서 두 회사는 사사건건 부딪치며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다. 경영난에 봉착한 포스코건설은 당장의 현금 흐름에 도움이 되는 아파트 분양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실제 송도의 아파트 분양 등은 어려운 시기에도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게일인터내셔널 입장은 다르다. 아파트 분양으로 현금이 들어오게 되면 이는 재무제표상의 '수익'으로 잡혀 세금이 는다. 게일인터내셔널은 당장 현금 창출을 하기보다는 이를 재투자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희망했다. 송도컨벤시아와 아트센터, 센트럴파크 등은 모두 '재투자' 명목으로 지어 인천시에 기부채납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아파트 분양시장만 날아오르자 양측 갈등이 본격화했다. 브라질 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 포스코건설은 아파트를 가능한 한 많이 짓고 분양해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려 하지만, 미국 부동산 회사 게일인터내셔널은 미래의 수익까지 예상해 세금을 매기는 미국식 세법 체제하에서 아파트 분양을 자제했으면 하는 입장이다. 스탠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은 미국 세무당국으로부터 1000억원대 세금을 부과받은 상태다.
양측의 이 같은 신경전 때문에 현재 여러 프로젝트는 답보 상태다. 게일인터내셔널이 내년 11월 입주 목표로 추진 중인 2597가구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가 대표적인 예다. 게일인터내셔널이 송도국제업무지구 건설사업관리(CM) 회사를 변경하자 포스코건설이 일방적 조치라며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서 공사대금이 묶여 버렸다. 인천아트센터 2단계 사업, 공동주택 및 상업시설, 공원 조성 등 각종 프로젝트도 중단됐다.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사업에 조달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이 제대로 상환되지 않으면서 합자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포스코건설이 미상환액 770억원 전액을 대위 변제하면서 간신히 숨통이 트일 정도로 일촉즉발 상황이다.
지역 관계자는 "인천에서 너무 많은 프로젝트들이 무산되거나 공중분해됐다"면서 "송도 개발 초기부터 함께 힘을 모아온 포스코건설과 게일 관계가 틀어지면 또 많은 사업이 위기에 빠지고 이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