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이달 발표한 3기 신도시에 포함되거나 영향권에 든 일산, 인천 지역 주간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졌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전경. [매경DB] |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낙폭을 다소 줄이는 모습이었지만, 경기권은 일산과 인천 등 3기 신도시 인접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으로 되레 낙폭을 키웠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3일 조사 기준 일산서구 아파트값은 0.19% 하락해 지난주(-0.08%)에 비해 낙폭이 2배로 커졌다. 정부가 고양 창릉지구를 3기 신도시로 발표하면서 일산 주민들이 기존 아파트값 하락을 우려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주목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서구 탄현·주엽·일산·대화동의 경우 3기 신도시 발표 전에도 가격 하락세가 지속했으나 최근 낙폭은 줄여가고 있었다. 일산서구는 4월 22일 아파트 매매가가 0.14%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0.10%, 0.08%로 낙폭이 줄었다. 하지만 이번 3기 신도시 발표로 다시 낙폭을 0.19%로 키우면서 지역 주민들은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일산서구 후곡마을 후곡7단지 동성 전용면적 84㎡는 3억∼3억6000만원, 후곡3단지 현대 전용 101㎡는 4억3000만∼4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는 안 되고 있다.
일산동구도 13일 조사 기준 0.10% 하락해 전주보다 낙폭이 5배 커졌다. 장항·마두·백석·식사동을 아우르는 일산동구 아파트값은 서구에 비해 잘 버텨왔지만 3기 신도시 소식에 맥없이 무너졌다.
가좌동 라이프진주 3단지 전용 59㎡는 1억7000만∼1억8000만원, 범양아파트 전용 84㎡는 2억1000만∼2억4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반면 부천 대장지구와 가까운 인천 계양구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되레 오르며 탄탄하게 유지됐다. 인천 계양구는 지난주 0.13% 올랐던 아파트값이 이번주 0.20%로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해 3기 신도시 후보지로 발표된 계양테크노밸리 인근을 중심으로 강세를 유지했는데, 이 지역 아파트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고 감정원은 분석했다.
한편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떨어지며 27주 연속 하락했다. 다만 낙폭은 지난주(-0.05%)보다 다소 둔화했다.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5% 내렸다.
강북지역에서는 성동구(-0.28%)가 금호·행당동 등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04%)는 홍제·홍은동 등 노후단지 위주로 매물이 누적되며 하락세가 지속됐다. 마포구(-0.05%)는 재건축 단지 등 투자수요 감소로, 동대문구(-0.04%)는 상승 피로감이 높은 전농동 위주로 하락했다. 은평·구로·금천구는 보합세(0%)를 기록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발표로 일산과 인천 일부 경기권에서 하락세가 가속화했다"며 "서울의 경우 아파트값 하락폭이 축소됐지만 바닥을 찍었다기보다는 급매 소진에 따라 낙폭이 주춤한 것으로 보여 향후 추이를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일부 하락폭이 컸던 단지들의 저가 급매물이 소화되며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축소됐다"면서 "일산과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선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공급 물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하락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산 지역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파트 일반 매매가격뿐 아니라 공시가격도 떨어지면서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없이는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마저 있는 상황에 3기 신도시 악재까지 겹치니 집 팔고 이사를 고민하
한편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0% 떨어졌다. 강원도 아파트값이 -0.25%로 낙폭이 가장 컸고 경남(-0.20%) 충북(-0.14%) 울산(-0.13%) 등의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8% 떨어져 지난주(-0.07%)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지난주와 같이 0.02% 떨어졌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